어렴풋하다는 것
모든 걸 감싼다
세상에
보여주기 싫은 것
안개 속에 숨기고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선명한 것 너머
어렴풋한 안개 속에
산이 묻혔다
엷은 먹물 퍼지듯
산이 신비에 갇혔다
저곳에
무릉도원이 있을 거야
날카로운 금속성
인간들의 악다구니가
안개를 뚫지 못하는 곳
그곳엔
어렴풋한 안개가
서로를 신비롭게 하고
충만한 환희의 적멸만이
꽃비처럼 내릴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