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 떼창 부르며 페스티벌 열기 뜨겁게 달궜다

2023 칠포재즈페스티벌이 23~24일 이틀 연속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1만여 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사진은 공연을 즐기고 있는 관중들.

2023 칠포재즈페스티벌이 대성황을 이뤘다.

(사)칠포재즈축제위원회에 따르면 경북 포항시 북구 칠포해수욕장 상설무대에서 열린 2023 칠포재즈페스티벌이 23~24일 이틀 연속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1만여 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첫날에는 SAZA 최우준밴드, 남유선 퀼텟, TRI4TH, 이무진, 다이나믹 듀오, 비가 페스티벌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24일은 석지민 트리오, 류복성 재즈 올스타즈, 웅산, 카더가든, 장기하, 이적이 무대에 올라 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했다.

축제위원회는 축제 기간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영일대해수욕장 장미원과 칠포해수욕장에 임시정류장을 마련하고 셔틀버스를 운행했다.
 

2023 칠포재즈페스티벌이 23~24일 이틀 연속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1만여 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사진은 스탠딩존에서 공연을 즐기고 있는 관객들.

23일 오전 돗자리와 담요 등을 챙긴 관람객들은 무대 앞 명당인 ‘그린존’을 선점하기 위해 수백m가 넘는 긴 대기줄을 이뤘다. 공연장 앞 주차장과 맞은편 대규모 주차장은 승용차들로 가득 찼다.

공연장은 전년 대비 더욱 강화된 안전 관리를 위해 응급의무실을 양쪽 두 곳에 배치하고 응급차 3대와 인원도 추가 보강했다. 진행요원들은 세심한 안내를 통해 원활한 관람을 도왔다.

공연장에 입장한 가족, 친구, 연인 단위의 관람객들은 푸드트럭과 먹거리 부스에서 음식과 음료를 즐겼고, 셀프기념사진관에서도 칠포재즈에 참여한 추억을 남기기 위해 발길이 이어졌다.

축제 첫날 부산에서 온 한 관람객은 “가을이 되면 생각나고 기다려지는 곳이다. 오랜 만에 왔지만,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재즈페스티벌과 함께 밤 바다를 즐길 수 있어 행복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첫날 첫 무대는 사자 갈기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머리 스타일의 SAZA 최우준 밴드가 장식했다. 흥겨운 멜로디로 무대 바로 앞 스탠딩 공간에 팬들을 모여들게 하면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최우준 밴드는 팝 성향, 블루스, 펑크, 단출한 재즈를 오가며 선보이는 ‘진화된 음악’을 토대로 칠포재즈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알게 했다. 또 포항을 상징하는 ‘영일만 친구’를 그들만의 노래로 담아내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남유선 퀠텟은 잔잔하고 은은한 색소폰 연주 감성으로 재즈만이 가질 수 있는 힐링을 선사했고, 다채로운 연주 속에 관객들 집중도는 더해갔다.
 

2023 칠포재즈페스티벌이 23~24일 이틀 연속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1만여 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현해탄을 건너온 5인조 일본 밴드 Tri4th는 도쿄와 뉴욕 등지에서 대규모 공연을 한 경력답게 만만찮은 입담과 좌중을 끌어당기는 카리스마를 보였다. 곡마다 주도하는 악기가 달라지는 특색과 함께 악기를 머리 위로 들고 하는 연주 퍼포먼스 등은 마치 락밴드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Tri4th만의 행복바이러스 선물에 관객도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초통령’ 별명을 얻은 인기가수 이무진의 무대엔 관중들이 휴대폰까지 들고 환호성을 전했다. 큰 호응에 이무진이 겉옷까지 벗어 던지자 관객들은 떼창과 함께 페스티벌 열기를 뜨겁게 달궜다.

여유와 ‘힙’한 무대를 선보인 다이나믹 듀오는 스트릿우먼파이터2에서 인기를 얻은 ‘Smoke’로 남녀노소 모두 열광에 빠지게 했다. 휴대폰 불빛으로 화답한 관객들을 위해 다듀는 다수 인기곡과 앵콜곡까지 완벽히 소화했다.

이날 공연 마지막은 월드스타 ‘비’가 장식했다.

관객들이 스탠딩 공간으로 갑자기 몰려들 만큼 이목을 집중케 한 등장이었다. 열창 속 절제된 몸짓과 눈빛만으로 좌중을 장악한 그의 모습은 남다른 클래스가 됐다. 유튜브에 밈을 형성하며 재전성기를 불러오게 한 ‘깡’을 비롯, 무엇이 그를 대체할 수 있을까.
 

2023 칠포재즈페스티벌이 23~24일 이틀 연속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1만여 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열창하는 웅산.

둘째 날인 24일 석지민 트리오가 첫 무대에 올라 리드미컬하면서도 세심한 연주를 통해 부드러운 재즈가 무엇인지 여실히 표현했다. 모던한 기조를 띄면서도 마치 시골길 따스한 햇빛을 받는 느낌을 전하는 매끄러운 ‘내공’에 관객들은 숨죽여 집중했다.

드라마 ‘수사반장’ 타이틀 연주로 유명한 류복성 재즈 올스타즈는 봉고 연주와 라틴 재즈 만의 비트와 그루브를 녹여내면서 굵직한 음선을 나타냈다. 우리나라 고유의 ‘한’까지 풀어내는 노랫소리에 관객들 귀는 즐거웠다.


아시아 대표 최고의 재즈보컬리스트 웅산은 빨간 정장을 입고 강렬한 음색을 통해 우리나라 정서와 재즈 콜라보를 뽐냈다. 고음만이 강점이 아니라 읊조리는 독백도 조용하지만 울림이 컸다.

삶을 되뇌면서도 현대 시대 트렌드를 관통하는 가사와 반주 세션으로 많은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카더가든은 공연 중후반부로 접어든 여백을 가득 채워 나갔다.

음악적 감수성에 노랫말을 살린 독창적 장르로 유명한 인기가수 장기하는 락음악과 포크를 오가면서 청중을 서서히 물들어갔다. 심드렁한 특유의 보컬에 관객들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저 멀리 보냈다.

올해 칠포재즈페스티벌 대단원의 막은 아티스트 ‘이적’이 맡았다.

이적은 음유시인이라는 별칭답게 매순간 음악에 몰입하게 하는 음색과 희망을 떠올리게 하는 가사를 통해 공연 끝을 앞둔 관객들의 아쉬움을 만족감으로 가득 채웠다. 그만의 에너지에 동조할 수밖에 없는 열정적 무대는 방점을 찍었다.

황성욱 칠포재즈축제위원회 부위원장은 “예년보다 공연 기간을 하루 단축해 2일로 개최한 것은 시민들이 더욱 좋아하시는 양질의 뮤지션을 초청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역사는 물론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인 만큼 많은 관람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더욱 사랑받는 공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23일과 24일 양일간 열린 2023 칠포재즈페스티벌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가수 장기하 공연 무대 앞 관객들이 선 채로 환호하고 있는 모습. 황영우 기자
23일과 24일 양일간 열린 2023 칠포재즈페스티벌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사진은 23일 다이나믹 듀오의 공연 모습. 곽성일 기자

 

 

 

황영우 기자
황영우 기자 hyw@kyongbuk.com

포항 북구지역, 노동, 세관, 해수청, 사회단체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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