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8013개소 회원 수 31만명…타인과 갈등·인프라 부족에 기피
연령대 낮을수록 이용 희망률↓

‘초고령사회’를 눈앞에 두고 고령층의 휴식 장소였던 경로당이 신노년층(60대~70대초)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5일 오후 경북 예천군 노상리 경로당에는 어르신 5명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매일 이곳에 나온다는 홍승춘 어르신(91)은 “경로당은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지만 그것도 옛말”이라며 “특히 어린(60대~70대초) 축에 속하는 노인들은 경로당을 아예 오지를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예천군 서본 1리 다른 경로당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에는 여성 어르신들 10여 명(80대)만 모여 먹거리 고스톱을 치고 있었다. 60대·70대는 없었다.

△초고령사회 목전…경북 경로당 8013개 넘어도 ‘발길 뚝’

경북 도내 경로당은 8013개소에 회원 수는 31만 3216명이다. 도내인구는 총 256만1623명으로 이중 △65세 이상 인구는 4만2297명(도내 인구대비 1.65%)△70세 이상은 3만3754명(1.3%) △75세 이상 2만6207명(1.0%)△80세 이상 2만2741명(0.89%) △85세 이상1만3627명(0.5%)△90세 이상 5812명(0.23%) △95세 이상 1510명(0.06%) △100세 이상은 594명(0.02%)이다.

신노년층은 기존 경로당 이용 노인과의 갈등, 여가 프로그램 등에 대한 만족도 저하, 국가와 지방자치에서 제공하는 노인 일자리 다양한 사업 참여로 경로당을 찾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예천군 한 면에 거주 중인 B(73)씨는 “경로당에 몇 번 가봤는데 내 나이에도 어린애 취급하며 심부름을 시키려는 노인들을 만나 불편했다”며 “아직 건강하고 일할 나이이고 경로당을 간다는 것은 삶의 끝자락 같은 느낌이 들어서 싫다”고 말했다.

△그나마 85세 이상 47%만 찾을 뿐, 60·70대는 “앞으로도 안 갈래”

보건복지부가 지난 2020년 발표한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85세 이상’과 ‘80~84세’의 경로당 이용률은 각각 47.0%, 43.6%였다. 10명 중 5명도 경로당을 찾지 않는다는 의미다. 더욱이 ‘75~79세’는 37.9%, ‘70~74세’는 27.7%로 연령이 낮을수록 경로당 이용률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경로당 이용 최소 연령대인 ‘65~69세’의 이용률 역시 11.2%에 그쳐 ‘85세 이상’과는 무려 35.8%포인트(p)의 차이가 났다.

특히 앞으로 경로당을 이용할 연령층인 ‘60·70대에서 이용 희망률이 눈에 띄게 적었다.

‘향후(계속) 이용 희망률’에서 85세 이상 고령자 10명 중 6명(62.5%)은 경로당 이용을 하겠다고 했지만, 65~69세 고령자는 10명 중 3명(31.2%)만이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80~84세’ 60.4%, ‘75~79세’ 54.5%, ‘70~74세’ 45.3% 등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경로당 이용 희망률이 낮아지는 양상이었다.

△타인과 갈등·프로그램 부족 탓…“다양한 인프라 갖춰져야”

따라서 노년층의 사회 활동 및 휴식 공간 확보를 위해 경로당 프로그램이나 지원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북도립대학교 김규덕 지방 행정학 교수는 “5060 등 ‘신노년’이나 선뜻 경로당에 접근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다양한 인프라를 갖출 필요가 있다”며 “여가프로그램도 한 명의 강사가 다수를 대상으로 직접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 외에 지역 특성에 맞춰 원하는 여가 정보 제공, 취미 모임, 공간 활성화 등 역할을 확장하는 등 변화하는 방법도 있다”고 제언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건강 연계 프로그램, 취미 모임 등 신노년층의 경로당 이용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예전부터 모색하고 있다”라며 “다만 개수 대비 부족한 지자체의 프로그램 지원 예산과 관리 인력, 노후 시설 등으로 신노년층이 만족할만한 결과를 내는데 제한적인 부분이 많아 재정적·법적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상만 기자
이상만 기자 smlee@kyongbuk.com

경북도청, 경북경찰청, 안동, 예천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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