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과 위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1차 공천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연합

국민의힘 공천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발표를 종합하면, 25일 기준 공천 방침이 확정되지 않은 지역구는 전국 253곳 중 69곳이다. 남은 곳 다수가 대구·경북 과 서울 강남 등 여당 텃밭이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의 공천에 대해서는 ‘잡음 없고 무난하지만 무쇄신·무감동’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선거를 모르는 사람들이 공천을 좌지우지하면서 용산 출신을 배제하기만 하면 선거 이기는 듯 착각하고, 컷오프돼야 할 사람도 무조건 경선만 붙인다”며 “감흥도 쇄신도 없는 공천”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여당 공천을 두고 ‘감동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에 대해 “특정 출신이 쫙 꽂힐 것이다, 혜택을 볼 것이다, 검사 출신이 어떨 것이다 우려를 많이 내놨지만 그렇게 됐느냐”며 “찍을 때 창피하지 않은 후보, 내 삶을 나아지게 할 후보를 내겠다”고 했다.

하지만 여의도 일각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힘 공천 성패는 텃밭인 서울 강남권과 영남권의 공천 형태에 달려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세간의 이야기처럼 ‘특검을 의식해 현역은 대부분 경선이 붙이는 무난한 공천, 잡음을 의식한 아무나 포함하는 공천’이어서는 국민의 호응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막말과 시대착오적인 역사인식으로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거나, 과도한 용산팔이, 비대위원장 측근 팔이, “공관위원 지인 있다”는 덜떨어진 광팔이들이 단수공천으로 이번 총선에 나서거나 경선에 포함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영남권 예비후보 중에는 아직 경선 여부가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경선을 기정사실화하고 경선 날짜까지 못 박아 지역 유권자들에게 대량으로 문자를 발송하는 우스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또 일부 예비후보는 영향력이 있다고 알려진 특정 공관위원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직접 통화하면서 스피커폰으로 유권자들에게 들여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렇듯 자기 경쟁력보다는 특정 공관위원 친분팔이나 사실관계를 허위로 적시하는 후보들은 무조건 걸러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과 영남권의 공천에서 국민 절대다수, 특히 수도권과 중도 표심을 달아나게 할 인사들이 걸러지지 않는다면 ‘무쇄신·무감동’이라는 세간의 평가는 곧 ‘국민의 평가’가 될 것”이라며 “이는 곧 절체절명의 명운을 건 이번 총선이 여당의 참패로 막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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