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미래 택배 1호' 공약 발표
22대 국회 기후위기특위 상설화
녹색채권 발행·전기요금제 개편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성동구의 한 북카페에서 기후 미래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기후 미래 택배’를 전달하고 있다.연합
국민의힘은 27일 기후대응기금 규모를 지금보다 2배 수준까지 늘리고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과 관련한 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기후 미래 택배 1호’ 공약을 발표했다.

공약에는 기후테크산업 육성·지원과 수소 생태계 구축으로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하겠다는 계획 및 녹색채권 발행 확대를 위한 지원 금리 확대 등의 내용도 담겼다.

국민의힘 공약개발본부는 이날 오전 서울 성수동의 한 북카페에 모인 기후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약 택배를 전달했다.

기후 미래 택배 1호 공약과 관련해 핵심 관계자는 “현존하는 기후 위기에 우리 사회와 경제가 보다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나아가 국제 탈탄소 경쟁을 녹색성장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기후 공약을 소개하면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기후 관련 문제에 대개 ‘단기적으로 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건 정치 입장에서 ‘가성비’가 떨어진다. 우리가 100년 뒤에 정권을 잡겠다고 정치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재생에너지만 갖고는 탄소중립 달성은 어렵다”라며 “국민의힘은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함께 가져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우선 올해 기준 2조4000억 원인 기후대응기금을 2027년까지 5조 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 재원을 확대하고 컨트롤타워를 강화한다.

기후대응기금 재원은 세율 조정과 정부 재원 등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교통·환경·에너지세 전입비율 7%를 조정해 일반회계 전입금을 확대하고, 배출권 가격 안정화, 전력산업기반기금·복권기금 등 정부 출연 추가 재원을 확보할 방침이다. 확충 재원은 온실가스 감축, 기후산업 육성, 기술개발 등에 중점 투자할 예정이다.

또, 기후대응 컨트롤 타워 강화를 위해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하고, 22대 국회에 기후위기특별위원회를 상설화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차세대원전인 SMR 기술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원전·풍력 등 무탄소전원에 유리하게 전기요금체계도개편한다. 무탄소 에너지 인증체계 국제표준화 및 무탄소 에너지 관련 사업·투자·연구에 대해 세제·재정·금융 지원도 실시한다.

이와 함께 수소 생태계를 구축해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균형 있게 발전시키고, 그린수소 해외투자 확대, 국내청정수소 생산기지 등을 통해 2030년까지 해외에서 연 100만 톤(t), 국내에서 100만t을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충남·인천 등 화력발전소 지역을 세계 최대 청정수소 생산지로 전환할 방침이다.

또 배출권거래제 감축목표 상향과 유상할당을 확대하고 탄소차액계약제도를 도입한다. 배출권 연계 금융상품인 상장지수증권(ETN),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출시를 허용할 방침이다. 핵심 탄소저감기술을 ‘신성장·원천기술’ 또는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해 세제를 지원한다.

더불어 지역 특성을 반영한 기후산업 분야를 발굴해 시범 프로젝트로 선정 및 지원하고 지역 기반 기후테크 유니콘도 육성한다.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을 확대하기 위해 녹색분류체계 기반 녹색채권 지원 금리를 높이고 기업당 지원 한도를 3억 원에서 5억 원으로 늘릴 방침이다. 지원금리는 공공기관 0.2%에서 0.4%로, 중소·중견기업 0.4%에서 1%로 높아진다.

녹색자산유동화증권 이자 비용 지원은 작년 58억 원에서 오는 2026년 500억 원으로 늘리고, 민관합동 녹색투자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의 탄소중립 정책금융도 확대하고, 녹색여신 방법론을 개발해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한 위원장은 이날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 “너무 ‘힙’한 분들을 뵙게 되어 당황스럽다. 내가 여러 군데를 다녀봤는데 제일 신나는 자리인 것 같다”며 “우리나라에서도 기후 환경 분야의 유니콘 기업이 꼭 나왔으면 한다”고 덕담도 건넸다.

한 위원장이 총선 공약 택배를 ‘직접’ 배송하는 것은 이날이 마지막이다.

그는 지난달 18일 한 달 유급 ‘아빠 휴가’ 의무화 등 1호 공약을 시작으로 도심 철도 지하화, 자립청년 지원, 흉악범죄 처벌 강화 등의 공약 발표 현장에 참석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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