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촛불행동, 기자회견 개최
"5·18펌훼 발언…공천 철회해야"
야권도 비판 잇따라 공세 확산

13일 오전 대구 촛불행동이 주최한 ‘5·18 망언 도태우 공천 철회 요구 기자회견’을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가진 자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훈진 기자 jhj131@kyongbuk.com
과거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국민의힘 도태우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후보가 두 차례 대국민 사과에 나섰음에도 반발 여론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사과의 진정성과 현재 변화된 모습을 이유로 도 후보의 공천을 유지하기로 발표했지만, 시민단체의 반발과 함께 야권의 공세가 거세다.

대구촛불행동은 13일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5·18 망언 도태우 공천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도 후보의 공천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도 후보는 과거 유튜브 등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5·18을 학살로 규정하는 것은 허구적 신화에 가깝다’, ‘북한의 개입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라는 발언을 수시로 했다”라면서 “논란이 일자 북한 개입 여부에 대해 재조사를 하자는 것이지 북한 개입설을 주장한 것은 아니라는 말장난에 불과한 사과를 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역사의식이 한참이나 삐뚤어져 있고 진실을 왜곡하는 사람을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한 것은 당 차원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부정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라며 공천 철회를 촉구했다.

야권에서도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도 후보의 공천을 유지하기로 한 국민의힘을 향해 비판을 이어나갔다. 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공천 재검토 지시한 한동훈은 멋있었지만 유지하기로 한 한동훈은 대단히 실망스럽다”라며 “깊은 아픔을 견뎌서 여기까지 오신 유가족과 국민께 5·18 폄훼나 왜곡은 있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민주당 광주지역 총선 예비후보들도 국민의힘을 규탄했다. 정진욱·안도걸·조인철·양부남·박균택 예비후보는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국민의힘이 5·18 망언의 주인공인 도태우 후보를 총선 후보로 최종 확정했다”라며 “국민의힘의 상습적인 5·18 역사 왜곡은 당의 정체성을 드러낸 것으로 국민의힘은 국민 입장에서 보면 ‘과이불개’(過而不改·잘못을 하고 고치지 않는다)당”이라고 비판했다.

허소 민주당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선거 예비후보는 도 후보와 국민의힘을 향한 비판과 함께 14일 도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허 예비후보는 “한동훈 위원장이 광주를 방문해 약속했던 5·18 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은 국민을 기만하는 정치적 쇼에 불과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총선을 앞두고 조금만 검색하면 5·18 망언을 일삼은 것이 확인되는 도 후보를 사전 검증에서 걸러내지 못했다”라면서 “국민의힘이 도 후보의 공천을 유지하기로 한 데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 수성구을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한 오준호 새진보연합 후보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도태우를 공천하려면 차라리 전광훈도 공천하라’라고 글을 올리며 비판대열에 가세했다.

오 후보는 “국민의힘 공관위는 도 후보 사과의 진정성을 이유로 들었다. 진정한 사과는 피해자에게 하는 것”이라며 “도 후보는 5·18 희생자에게 사과한 것이 아니라 당에 물의를 빚은 걸 사과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또 “극우 반민주주의가 한 위원장이 생각하는 국민 눈높이라면 전광훈 목사도 공천하는 것이 어떤가”라며 “도 후보는 전광훈 목사의 변호인을 한 사람이고, 전 목사도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데 둘이 무슨 아이가 있는가”라고 비꼬았다.

한편, 도 후보는 지난 12일 사과문을 통해 “과거의 미숙한 생각과 표현을 깊이 반성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존중하고 충실히 이어받겠다”라고 밝혔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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