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을 훌쩍 넘어선 곳…1905년 대구읍성 지도에 나와
세월의 흔적 묻어있는 근대 건축물…과거로의 여행 시작

[옛골목은 살아있다] 1. 대구 진골목

원도심 대구 동성로가 지난 7월 22일 관광특구 지정과 더불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대구시는 동성로를 문화관광의 핵심지역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경북일보TV는 대구 중구 이예지 골목문화해설사와 함께 대구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 동성로 일대를 찾아 지역 곳곳의 역사가 서려 있는 장소를 알리고 관광객들의 방문에 도움이 되고자 ‘옛골목은 살아있다’라는 주제로 유튜브 방송 제작한다. 

 

대구 진골목과 이예지 대구 중구 골목문화해설사.
대구 진골목과 이예지 대구 중구 골목문화해설사.

대구를 방문하면 과거와 현대가 함께 공존하는 ‘진골목’을 만날 수 있다. 하늘을 가리는 고층 건물들이 병풍처럼 이어진 도심 한편엔 세월의 흔적이 묻어있는 근대 건축물들이 띄엄띄엄 자리하고 있고, 그 사이 골목 골목을 거닐다 보면 과거로의 여행이 시작된다

진골목은 경상도 사투리로 ‘길다’를 뜻하는 ‘질~다’의 의미를 가진 곳이다. 100m 남짓의 골목이지만 진골목은 100년을 훌쩍 넘어선 곳으로 1905년 대구읍성 지도에도 표시돼 있다.

이 진골목은 해방 전까지 대구의 재력가이며 토착세력이었던 달성 서씨의 집성촌이었다. 이곳은 대구 시내의 중심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위치로 해방 이후까지는 재력가들과 기업인들의 거주지로 각광을 받았다고 한다.

대구 최고 부자였던 서병국, 코오롱 창업주 이원만, 정치인 신도환, 금복주 창업주 김홍식 등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이 진골목에 자리 잡아 진골목은 한층 유명세를 떨쳤다.

구불구불한 진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정소아과의원’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1947년 대구 최초의 서양식 민간 주택에 개원한 곳으로 현존하는 대구 최고의 양옥 건물이다.

이 골목엔 최근 스타벅스가 금복주 창업주 생가를 일부 인수해 한옥 형태의 건물로 들어서 있다. 이 스타벅스를 마주한 골목에 자리한 곳엔 ‘미도다방’이 자리하고 있다.

미도다방은 우리가 추억하는 옛 다방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명소로 지역의 재력가들과 기업인, 정치인, 문화예술인들은 매일매일 미도다방을 찾아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는 사랑방 역할을 하곤 했다.

미도다방의 대표인 정인숙 씨는 항상 곱게 빗은 머리와 고운 한복으로 이들을 맞이했는데, 정 대표가 내어주는 쌍화차와 옛날 과자는 추억과 이야기가 담겨있어 쌍화차 한 잔 마시다 보면 과거의 손님들과 한자리에 있는 듯하다.

진골목은 주위 상권의 개발로 인해 점점 더 자리를 잃어 가는 듯 보이지만 동성로 관광특구 지정으로 인해 옛것을 더 보존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추세다.

대구 근대 골목 이곳저곳을 둘러보면 우리가 보고도 무심히 지나쳤던, 안다고 하지만 숨어있는 스토리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보면 볼수록 새롭고 알면 알수록 호기심이 생기는 근대로의 골목을 함께 걸어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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