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과 달리 화창한 날씨 속에서 만석 행진은 계속됐다.
이날 공연은 첫 시작을 맡은 에이퍼즈가 잔잔한 연주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워밍업’을 도왔다.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음악색을 가지면서도 재즈와 펑크를 모두 아우르는 퓨전 스타일을 나타내며 재즈에 익숙한 팬들도, 초보이거나 낯선 관객들에게도 여운을 남겼다.
야마자키 루트 14밴드는 현대적 감성에 몽환을 더했다.
기타와 드럼, 피아노는 물론이고 트럼펫을 적절히 가미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시대에 대한 느낌을 살려냈다.
두 번째 곡부터는 본격적으로 액셀을 밟으면서 업템포 흥을 돋웠다.
보컬도 직접 랩을 하며 열기를 보냈고 여성 연주자가 직접 손편지를 보며 서투른 어투로 우리말 소개를 하자 관객들은 애정 어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우리는 한국과 관객들을 좋아합니다, 환호도 최고에요”라는 멘트에 이어 신명나는 밴드의 연주는 뜨거웠다.
연이어 에이퍼즈와 야마자키 루트 14밴드는 멋들어진 합주를 펼쳐 공연 중반부에 탄탄한 허리 역할을 했다.
한국과 일본 간 언어를 넘어선 음악 교류로 화합을 뽐냈다.
두 밴드간 협업은 이질적이지 않은 채 되레 웅장함마저 선사했다.
신디음과 곁들여진 트럼펫, 기타, 피아노 연주는 더욱 사운드를 풍성케 했다.
앵콜을 외치는 관객들과 그 음성에 맞춘 드럼은 이색적인 장면이 됐다.
보컬 나상현은 “아름다운 칠포에서 음악도 즐기다니 최고아닙니까”라고 운을 띄우며 앞서 달궈진 무대를 축제 분위기로 이끌어냈다.
칠포재즈 분위기가 고조되자 밴드는 엄지를 치켜세우면서 감사와 만족감을 표했다.
곡 사이 만담 같은 멘트는 관객들을 자연스레 웃음짓게 했다.
노을은 깊어가는 밤하늘 아래 그리움을 자아내는 히트곡을 연달아 풀어냈다.
가족들, 연인들은 촉촉해진 눈망울과 함께 과거와 오늘을 떠올리면서 감상에 몰입했다.
관객들 호응 속에 정점에 달한 마지막 무대는 장기하 뮤지션이 종장을 열었다.
화려한 기교보단 정확하면서도 일기를 써내려가듯 말하는 그의 노래에 관객들은 아기자기한 재미를 느끼면서도 음악세계에 흠뻑 빠져들었다.
관객 김모(40대·포항시 북구 두호동) 씨는 “올해 칠포재즈페스티벌도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며 “주위에서도 칠포재즈에 대한 관심이 높다. 내년엔 여러 지인들과 함께 찾아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