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몽선습(童蒙先習)에 천지지간(天地之間) 만물지중(萬物之衆) 유인최귀(惟人最貴)라 했다. 사람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귀한 존재인 사람도 좋은 만남으로 이어져야 삶 또한 귀하고 아름다워진다.
만남이 참으로 소중하다. 괜찮은 사람을 찾기에 앞서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면 그도 내게로 다가와 좋은 사람이 되어준다. 소중한 만남을 아름다운 인연으로 가꾸어야 삶에 행복의 꽃이 핀다.
김춘수 시인도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고 노래했다. 내가 먼저 그의 이름을 불러주어야 그가 내게로 와서 꽃이 되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최고의 자산은 좋은 사람과의 관계다. 사람은 날마다 만나며 산다. 직접 만남이든 간접 만남이든 만나며 산다. 만남이 인간관계요, 사회생활이다. 때에 따라 아주 행복한 만남일 수도 있고, 어떤 때는 미련 없이 버려도 좋을 만남일 수도 있다. 행복한 만남인지 버려야 할 만남인지, 손을 잡을 때인지 놓아야 할 때인지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살면서 참 많은 사람을 만난다.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지만, 만나는 많은 사람이 다 이로운 사람일 수는 없다. 기쁘게 만나는 일과 편안하게 헤어지는 일들이 순조롭게 이루어져야 사회생활이 불편해지지 않는다. 어떤 만남으로 삶을 사느냐에 따라 인생의 빛이 달라진다.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 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가 없지” 만남을 위해서는 사람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안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나의 마음도 잘 모르는데, 어떻게 남의 마음을 알 수 있으랴. 믿음보다는 불신의 골이 훨씬 깊은 세상, 서로가 믿지 못하기에 서로의 마음을 알 수가 없다. 먼저 자기 자신이 진실 된 마음을 가질 일이다. 내가 거짓되면 상대도 거짓되고, 내가 진실하면 상대도 진실할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을 얻은 자가 세상을 얻을 수 있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자가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 무엇으로 사람의 마음을 얻을까? 돈으로 살 수 없고 권력으로 빼앗을 수 없다. 마음은 마음으로 얻는 법, 사람의 마음은 오직 진실한 마음으로 얻을 수 있다.
진정한 만남은 서로서로 눈뜸이다. 영혼의 진동이 없으면 만남이 아니라, 한때 마주침이다. 진정한 만남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끝없이 가꾸고 다스려야 한다. 좋은 친구를 만나려면, 먼저 자기 자신이 좋은 친구 감이 되어야 한다. 친구란 내 부름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이다.
서로 대화하다 보면 사람을 조금씩 알 수 있게 된다. 좋은 사람이면 손을 잡아야 한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골몰하다 어느 순간 멀어져 만남을 이룰 수 없을 수도 있기에, 좋은 사람이면 판단을 빨리 내려 손을 잡아야 한다. 반대로, 아니다 싶으면 손을 놓을 때를 잘 알아야 한다. 이게 아닌데 하면서 미련이나 많은 생각으로 손 놓을 때를 놓쳐버리면 후회할 일이 생기게 된다.
좋은 사람에겐 좋은 기억을 심어주어 만남의 뿌리를 북돋우고, 헤어질 때는 평안한 맘으로 감정의 찌꺼기를 남기지 말고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이 좋다. 기쁘게 만나 서로 상생하고, 미련 없이 헤어져 홀가분하게 하는 것이 좋다. 이것이 삶의 지혜다. 지도자들의 만남도 그렇다. 먼저 이름을 불러준 뒤 자신의 꽃이 되기를 바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