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지키며 미래 교육 공간으로 거듭날 것"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이 세계유산 소수서원 첫 여성 원장으로 취임했다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이 세계유산 소수서원 첫 여성 원장으로 취임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조선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이 480여 년 만에 첫 여성 원장을 맞이했다.

소수서원 운영위원회는 3일,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이 신임 원장으로 공식 취임했다고 밝혔다.

이날 유림 대표단은 정부서울청사를 방문해 이 위원장에게 전통에 따라 ‘망기(望記)’를 전달했다.

망기는 서원의 유림이 새 원장에게 직임을 위임하며 예를 갖춰 주는 고유 문서로, 수백 년간 이어진 서원 전통의 상징이다.

이배용 원장은 2011년부터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 등재 추진단장’을 맡아 소수서원을 포함한 9개 서원의 세계유산 등재를 주도했다.

이후에도 한국의 서원 통합관리센터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서원의 체계적인 보존과 현대적 활용에 힘써왔다.

이번 취임은 단순한 인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소수서원은 조선 중기 퇴계 이황의 건의로 사액을 받아 조선 성리학의 본산 역할을 해온 곳으로, 그 전통성과 상징성은 한국 교육문화사의 핵이라 할 만하다. 이 위원장은 그 역사에 여성 원장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이배용 원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만, 서원이 과거의 유산에 머무르지 않고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전통을 지키면서도 시대의 흐름에 맞는 새로운 가치들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오는 음력 9월 초정일(初丁日)에 거행되는 추향사(秋享祀) 제례에도 초헌관으로 나서, 안향 선생을 기리는 예식에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소수서원 관계자는 “이배용 원장은 누구보다도 소수서원의 가치를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며 “이번 취임을 계기로 서원이 전통과 현대를 잇는 교육·문화공간으로서 그 역할을 한층 넓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권진한 기자
권진한 기자 jinhan@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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