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석 영천담당 기자
권오석 영천담당 기자

최근 영천지역 각계 사회단체들이 내부 갈등과 논란으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신뢰와 모범을 보여야 할 단체들에서 되풀이되는 갈등과 불미스러운 일들은 지역 공동체의 품격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마저 흔들고 있다.

우선, 한 사회단체는 시의원과 직원 간 갈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시의원이 단체직원을 대상으로 행정사무 감사를 진행하던 중, 명품 가방을 제공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또 다른 시의원은 잠긴 사무실에 열쇠 수리공을 불러 무단 침입하고 폭언까지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러한 주장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는 단순한 갈등 차원을 넘어, 공직자가 지녀야 할 품위와 윤리의식을 저버린 행위라 할 수 있다.

의원은 법과 절차를 앞세워 공직사회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책임을 지닌 존재다.

시의원들이 고성과 폭언, 나아가 선물 수수 의혹까지 받고 있다는 사실은 시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기에 충분하다.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결코 과하지 않다.

또 한 여성봉사단체는 회장의 사업대금 미지급 문제와 포상 강요 의혹을 둘러싼 진정서가 접수되면서 내홍이 시작됐다.

회장 해임과 복귀 과정이 반복되며 단체 내부의 혼란이 지속되고 있으며 구성원 간 책임 회피와 결정 불복은 봉사라는 본연의 목적을 퇴색시키고 있다.

결국 이 단체는 임시총회를 통해 회장직 유지 여부를 재논의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지역사회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야 할 봉사단체가 내부 분열과 이기심으로 얼룩진다면, 봉사의 가치는커녕 시민들로부터의 신뢰조차 지키기 어렵다. 구성원 간의 신뢰와 책임의식이 결여된 단체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지 자문해볼 일이다.

체육단체 민원인의 행정에 대한 갈등 역시 결코 가볍지 않다. 시민궁도장에서 발생한 유리창 파손 사건은 단순한 기물 훼손의 문제만은 아니다.

수년간 반복되어온 민원이 행정의 소극적 대응과 담당자 교체로 인해 장기간 해결되지 않으면서, 민원인의 분노가 극단적인 방식으로 표출된 것이다. 물론 어떤 이유로도 공공시설 파손은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러나 행정의 무책임함이 빚은 결과라는 점에서도 반성이 필요하다.

또 한 복지법인은 이사장의 직원 인사와 갑질 논란 등 내부적 갈등으로 직원들의 의욕을 떨어뜨리는가 하면 사회문제로 대두될 분위기이다.

이렇듯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결국 모두 ‘신뢰의 부재’라는 공통된 문제를 안고 있다.

공직자든, 봉사자든 각자의 역할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고 기본적인 윤리와 상식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은 결코 가벼이 여겨져선 안 된다.

지역 공동체는 신뢰 위에서 성장한다. 지금 영천은 각 사회단체들이 내부 분열을 봉합하고 진정성 있는 자기반성과 개선의 노력을 통해 다시금 시민들에게 신뢰받는 공동체로 거듭나야 할 시점이다. 그 출발은 원칙과 책임을 지키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권오석 영천담당 기자
권오석 기자 osk@kyongbuk.com

영천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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