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포항음악공간 드림콘서트…시민 재능과 초청가수 무대 ‘성황’
바닷바람 따라 울린 하모니카·색소폰·숟가락 난타, 관객과 하나 되다
지난 25일 오후 6시, 포항 송도해수욕장에는 평소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평화의 여상을 배경으로 설치된 특설무대 앞으로 시민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모래사장에 돗자리를 펴고 앉은 가족들, 산책 나온 연인들, 그리고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 해변을 가득 메웠다.
포항음악공간(원장 권혁경)이 주관하는 제5회 포항음악공간 드림콘서트가 막을 올린 것이다.
권혁경 원장의 간결한 인사말이 끝나자, 포항 유일의 하모니카 오케스트라가 ‘바위섬’을 연주하며 공연의 서막을 열었다. 바닷바람에 실려 온 하모니카 선율은 관객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어진 2시간 동안 무대는 포항 시민들의 숨겨진 재능으로 가득했다. 영일만합주단의 하모니카 연주, 금빛모래 색소폰 앙상블의 깊은 울림, 아코마루 아코디언합주의 경쾌한 리듬이 차례로 해변을 물들였다. 하모마루 하모니카동아리와 뱃머리 하모니카동아리는 아마추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완성도 높은 연주를 선보였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송도새마을금고와 어울림의 숟가락 난타 공연이었다. 일상의 도구인 숟가락이 만들어내는 역동적인 리듬은 관객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박수를 치게 만들었다.
초청가수 김정구와 쥬디가 부른 ‘최고의 인생’, ‘나는야 행복한 사람’은 공연의 절정을 이뤘다. 익숙한 멜로디에 맞춰 관객들이 함께 따라 부르는 모습에서, 음악이 가진 소통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미를 장식한 포항하모니카 오케스트라의 ‘해변으로 가요’, ‘영일만 친구’ 연주는 이날 공연의 의미를 더욱 깊게 만들었다. 이들은 지난 7월 천안 전국생활음악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포항의 위상을 높인 바 있다.
관객석에서 만난 강명숙(여·50대·지곡동)씨는 “포항에서 이런 수준 높은 하모니카 연주를 볼 기회가 흔치 않은데, 해변에서 이렇게 좋은 공연을 즐길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며 “앞으로도 이런 문화 행사가 많아져서 포항이 더욱 살기 좋은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권혁경 원장은 “시민들과 출연진, 그리고 행사를 도와준 모든 분들 덕분에 성공적인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