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대가야수목원이 ‘빛의 숲’으로 다시 태어났다. 경관조명과 미디어아트를 더해 관광객의 발길을 밤까지 붙잡으려는 시도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낮에는 숲과 유적을, 밤에는 불빛과 공연을 즐기는 체류형 관광지로의 전환은 생활인구 확대에 분명한 도움이 될 것이다. 작은 불빛이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는 효과도 기대된다.
긍정적인 것은 이번 수목원 야간경관조명 개장이 단순한 점등 행사가 아니라, 고령관광의 변화를 알리는 출발점이라는 점이다. 군은 이 개장을 계기로 주간과 야간이 이어지는 체류형 관광지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앞으로 기존 자원과 어떻게 연계할지는 과제로 남아 있지만, 방향성 자체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군민, 특히 청년들이 지역을 지키려는 마음에 화답할 수 있는 환경이다. 고령에서도 먹고 살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면 청년은 머물 이유가 없다. 귀향을 고민하는 청년이 돌아오고, 이미 자리 잡은 청년이 떠나지 않으려면 안정된 일자리, 창업 지원, 주거·문화 인프라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외부 인구도 마찬가지다. 고령에 정착하려는 이들이 살아볼 만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교육·의료·문화 여건과 소규모 창업 기반이 갖춰져야 한다.
앞으로의 10년, 20년을 준비한다는 것은 거창한 청사진이 아니라 지금의 작은 결단에서 시작된다. 규제를 합리적으로 풀고,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생활인구와 정주인구를 늘리는 것이 관건이다. 머물 공간과 즐길 공간이 확충될 때 대가야읍은 군 전체를 이끄는 중심지가 될 수 있다.
대가야 고도의 영광은 과거의 기록으로만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후대에 남겨야 할 것은 단순한 불빛이 아니라, 사람이 머물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이어지는 도시다.
‘빛의 숲’은 출발점이다. 이제 그 불빛을 읍 전체로 퍼뜨려야 한다. 군민 모두가, 특히 청년들이 힘을 모아 고령의 미래 10년, 20년을 설계해야 한다. 켜진 불빛은 곧 고령의 내일을 밝히는 희망이다. 그것이 대가야 고도의 영광을 오늘에 잇고, 후대에 남길 가장 값진 유산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