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병진 경주지역 위원회 위원
▲ 서병진 경주지역 위원회 위원

미국의 제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링컨은 단순히 전쟁 승리자가 아니다. 위기의 순간에 연방과 인권이라는 두 과제를 모두 수행해 낸 지도자다. 죽음 앞에서도 신념을 지키고, 인류 보편 가치를 실천한 지도자다.

“사람은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라고 말한 링컨. 신의 가호 아래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이 지상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명연설을 남긴 링컨 대통령. “ I am sorry. ”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대통령이다.

미국의 남북전쟁이 한창일 때. 작전 문제로 대통령과 참모총장 사이에 의견 대립이 생겼다. 서로의 주장이 팽팽하였다. 그러던 중 링컨이 자기 뜻대로 작전을 강행하여 안타깝게 실패로 돌아갔다.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다. 참모총장은 화가 잔뜩 났다.

링컨은 비서를 시켜서 화가 난 참모총장에게 짧은 메모를 보냈다. 그 쪽지에는 ‘I am sorry.’라고 쓰여져 있었다. 참모총장이 그 메모를 받아 보고는 ‘이 멍청한 녀석!’ 이라고 욕을 해 버렸다. 참모총장의 화가 얼마나 격했는지 알만했다. 돌아온 비서에게 링컨이 물었다. ‘그래, 참모총장이 뭐라고 말하던가?’ 비서는 주저하다가 사실대로 말했다. ‘멍청한 녀석이라고’ 그 말을 들은 링컨은 화를 내기는커녕 껄껄껄 웃으며, ‘그 사람, 사람 하나는 잘 보는구먼!’이라 말했다. 자신의 멍청함을 인정한, 링컨의 인간 됨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다.

자기의 잘못을 기꺼이 인정하고 정직하게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마음이 큰 사람이다. 잘못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 시키는 사람은 소인배다. 마음이 작은 소인배는 절대로 ‘I am sorry.’라고 말하지 못한다. “그게 아니고”가 먼저 나온다. 입에서 ‘미안합니다’라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으면 소인배다. 잘 나서 그런 것이 아니고 옹졸해서 그런 것이다.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얼마나 자주 하는가?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면 우리 스스로가 낮아지는 것처럼 느껴지는가? 그것이 치료되어야 한다. 기꺼이 ‘미안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우리의 성품을 훈련하고 성숙시켜야 한다.

이 시대는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성숙한 사람을 원하고 있다. 성공해야 성숙해지는 것은 아니다. 잘못했을 때 ‘미안합니다.’ 한마디로 상대방의 마음을 풀어주는 사람이 성숙한 사람이다.

게티즈버그 전투는 3일간에 5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정도로 처절하고 치열한 전투로, 결국 북군이 남북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전투에 앞서 북군 조지 미드 장군은 고민했다. 북군에게는 승리를 위해 꼭 필요한 전투였지만 많은 병사가 전투로 인해 죽거나 다칠 것이 분명했고, 만약 전투에 패배하면 전세가 완전히 뒤집어 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고민하는 조지 미드 장군에게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공격 명령과 함께 한 통의 편지를 보낸다. “존경하는 조지 미드 장군, 이 작전이 성공한다면 그것은 모두 당신의 공로입니다. 그러나 만일 실패한다면 그 책임은 모두 나에게 있습니다. 만일 작전이 실패한다면 장군은 대통령의 명령이었다고 말하시오. 그리고 이 편지를 모두에게 공개하시오”하고 힘을 실어주었다. 공은 아래 사람에게 돌리고, 책임은 공개적으로 자신이 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시도 때도 없이 특검이다. 정상적인 제도 안에서 잘잘못을 가리기 어려운 높은 사람들의 죄를 다룬다. 죄지은 높은 사람이 왜 이리도 많을까. 밑도 끝도 없다. 앞발 뒷발 다 들고 잘못했다 할 때까지 특검이다. 잘못했으면 잘못했다 해라. 더 센 특검법에, 또 더 센 특검법이 나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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