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마을·월영교 등 전통문화 공간 스크린으로 재해석
관광 홍보 넘어 지역 영화산업 성장 가능성 시험대

▲ 영화 ‘아동’이 10월 2일 안동 CGV에서 첫 시사회를 열고, 13일 서울 용산 CGV에서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이어간다.
▲ 영화 ‘아동’이 10월 2일 안동 CGV에서 첫 시사회를 열고, 13일 서울 용산 CGV에서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이어간다.

서울살이에 지친 청년이 고향 안동으로 돌아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 ‘안동’이 오는 10월 16일 정식 개봉한다. 영화는 ‘귀향’을 소재로 안동의 고택, 하회마을, 월영교 등 전통문화 공간을 배경 삼아 다양한 사연을 지닌 인물들의 치유와 희망을 그린다.

연출은 ‘스위트홈’, ‘CCTV’ 등으로 이름을 알린 김홍익 감독이 맡았으며, 각본은 경북 스토리 콘텐츠 공모전에서 주목받은 권나연 작가가 썼다. 지역 이야기를 발굴해 장편 상업영화로 연결시킨 보기 드문 사례다.

주인공 ‘민아’ 역에는 달샤벳 출신 박수빈이 캐스팅돼 첫 장편 주연에 도전한다. 구독자 996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허진우는 ‘정우’ 역으로 출연, 셰프이자 배우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시험한다. 배우 겸 가수 노현희는 특유의 무게감으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안동시민들 역시 기대를 감추지 않는다. 안동의 대학생 김민호(22) 씨는 “내가 자주 산책하던 월영교가 스크린에 나온다니 신기하다. 친구들과 꼭 보러 가겠다”고 말했다.

영화는 10월 2일 안동 CGV에서 첫 시사회를 열고, 13일 서울 용산 CGV에서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이어간다. 개봉 후에도 16일 안동, 18~19일 용산 CGV에서 GV(관객과의 대화)가 준비돼 있어, 관객 소통을 중시하는 제작진의 의지를 보여준다.

안동시는 이번 영화를 통해 전통 고택 문화와 관광자원을 홍보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의 효과를 노린다. 시 관계자는 “‘안동’이 관광 홍보뿐 아니라 지역 영화산업의 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촬영지 관광 효과로 지역 방문객이 평균 15% 이상 늘어난다. 영화 ‘변호인’ 이후 전주, 드라마 ‘왕의 남자’와 ‘동백꽃 필 무렵’ 촬영지로 알려진 순천은 대표적 성공 사례다.

전문가들은 ‘안동’이 ‘지역을 스크린에 담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관광 홍보에만 치중하면 작품성이 희생될 수 있다. 결국 관객의 선택은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좌우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한 편의 영화에 그치지 않고, 안동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제작될 수 있도록 중장기 지원책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안동은 전통문화와 정신문화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영상 콘텐츠를 통한 현대적 재해석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이번 영화가 안동의 정체성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내고, 나아가 지역 영화 제작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월 개봉을 앞둔 ‘안동’.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 느낄 감흥이 단순한 ‘풍경 감상’에 머물지 않고, 고향의 힘과 삶의 쉼표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종명 기자
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안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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