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붉게 타오르는 계절, 사람들의 발걸음이 다시 산으로 향한다. 가을은 등산의 계절이자 동시에 구조의 계절이기도 하다.
단풍이 절정에 이를수록 119 신고도 급증한다.
최근 2년간(2023~2024년) 경북소방본부 통계에 따르면, 경북 지역의 산악사고는 9월 311건, 10월 261건으로 연중 가장 많았다.
의성에서도 지난해 한 해 동안 24건의 산악사고가 발생했으며, 대부분 부주의나 무리한 산행에서 비롯됐다.
산이 주는 평화로움 속에도 늘 위험은 도사리고 있다.
사고 유형별로 보면 조난·고립 등 수색사고가 41.17%, 실족·낙상·추락 등 부상사고가 38.41%, 경련·탈수·저체온증 등 질환사고가 17.64%를 차지했다.
특히 등산로를 벗어나 임산물을 채취하다 길을 잃거나, 방심한 순간 발을 헛디뎌 부상을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산행의 대부분은 사람의 부주의에서 시작된다. 자연의 위험보다 인간의 방심이 더 많은 사고를 만든다.
이에 의성소방서는 산악사고 예방과 신속한 대응을 위해 ‘산악안전지도’와 ‘산악위치표지판 관리대장’을 제작·운영하며, 주요 등산로의 안전 시설물 관리에 나서고 있다.
노후된 위치표지판은 지자체에 교체를 요청하고, 훼손된 표지판은 실시간으로 보수·보강 중이다.
현재 금성비봉산, 금성산, 청화산, 다인비봉산 등 의성 주요 산에는 표준화된 위치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이는 사고 발생 시 119 구조대가 현장을 빠르게 찾아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단순한 편의시설이 아니라, 구조의 생명선을 잇는 좌표다.
의성소방서는 또 구조 대응뿐 아니라, 군민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예방 중심 홍보’에도 힘쓰고 있다.
가을철에는 언론보도, SNS 홍보, 소방안전교육, 지역 축제와 연계한 소방안전부스 운영을 통해 산행 안전수칙을 알리고 있다.
단순한 홍보가 아닌, 지역 공동체 전체가 안전 문화를 생활화하도록 돕는 ‘참여형 안전 캠페인’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이는 ‘예방’과 ‘대응’을 동시에 강화하는 지역형 안전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가을 산행을 안전하게 즐기기 위한 기본 수칙은 단순하지만, 지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음주 산행을 피하고, 혼자보다는 동행과 함께 움직이며, 출발 전 산악위치표지판이나 국가지정번호를 확인해야 한다.
기상상황을 점검하고, 무리한 코스보다는 자신의 체력에 맞는 산행을 선택해야 한다.
등산화, 장갑, 휴대용 랜턴 등 기본 장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작은 준비가 큰 사고를 막는다.
아름다운 단풍은 잠시지만, 안전은 언제나 남는다.
산은 늘 그 자리에 있지만, 우리의 안전은 준비한 만큼만 지켜진다.
잠깐의 방심이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위협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의성소방서는 앞으로도 철저한 훈련과 체계적인 대응으로 군민 모두가 안심하고 산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단풍보다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언제나 ‘안전’이다. 그것이 진정한 가을 산행의 완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