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단은 투자 여력으로 전력 강화 가능, 시민구단은 부담 커져
외국인 골키퍼 규제도 해제…국내 선수 출전 기회 축소 논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내년부터 외국인선수 보유한도를 폐지하는 한편 경기당 출전 인원수도 1명 추가시켜 기업구단과 시민구단간 전력 격차가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외국인 선수보유한도 폐지에 따라 적은 예산으로 많은 외국인 선수를 확보하려는 과정에서 외국인선수 경기력 저하 우려도 나온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0일 제 5차 이사회를 열고, 내년 시즌부터 외국인선수 보유한도 폐지 및 출전 인원 확대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조치는 아시아축구연맹(AFC)가 주관하는 클럽대항전에서 외국인 선수 보유제한을 적용하지 않음에 따라 이뤄진 조치다.
실제 지난해부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및 ACL2에 출전하는 상당수 클럽들이 외국인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K리그 경기당 외국인 선수 출전 규정도 K리그1 5명, K리그2 4명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보유한도 제한 폐지 및 출전선수 확대에 따른 폐해도 우려된다.
우선 지난해 기준 K리그1 산하 일부 기업구단과 시민구단 간 연봉총액이 3배 가량 차이가 나면서 전력 격차가 확연한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 보유한도까지 폐지될 경우 격차 폭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스폰서가 지방자치단체인 시민구단의 경우 상대적으로 몸값이 비싼 외국인 선수 확대가 쉽지 않은 반면 기업구단의 경우 전폭적인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수년간 막대한 투자를 해온 울산HD와 전북현대가 K리그1을 싹쓸이했으며, 올해의 경우 절대강자로 부상한 전북현대가 정규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해 파이널라운드A가 싱거워졌다.
특히 외국인 선수 출전 확대는 국내 선수들의 경기력 저하 우려도 높다.
K리그1에서 활약 중인 외국인선수들의 대다수가 공격자원에 치중되면서 국내 선수들의 설자리가 만만찮아지면서 우수한 공격자원 찾기가 쉽지 않아 졌다.
반면 골키퍼의 경우 지난 1996년 외국인 골키퍼 출전 제한에 이어 1999년 외국인 골키퍼 등록을 전면 금지하면서 우수한 국내 골키퍼가 대거 출현했으며, 많은 골키퍼들이 J리그를 비롯한 외국리그로 수출됐다.
하지만 지난 6월 내년 시즌부터 이 규정을 폐기하기로 함에 따라 지난 1996년 이전 K리그처럼 외국인골키퍼 시대로 회귀할 우려를 낳고 있다.
또다른 문제점은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해제 시 시장 규모가 작은 한국 현실상 우수한 외국인 선수 확보보다는 물량공세에 따른 경기력 저하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연맹을 이날 이사회에서 내년 시즌부터는 U22선수 출전 여부와 상관없이 경기 중 5명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K리그 U22 의무 출전제도도 완화시켰다.
그러나 엔트리 내에 U22선수 2명 이상 포함규정은 그대로 유지시켰다.
U22 선수가 명단에 1명밖에 없는 경우 엔트리는 19명, 1 명도 없는 경우 엔트리는 18명으로 줄어든다.
연맹은 이 조치는 외국인 출전선수 보유 한도 폐지 및 출전인원 확대에 따라 22세를 초과한 전성기 선수들에게 출전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 승강플레이오프PO1(K리그1 11위-K리그2 2위) 경기는 오는 12월 3일과 7일, PO2(K리그1 10위-K리그2 3위)경기는 12월 4일과 7일에 열기로 결정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