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명 학생 모래판서 선의의 경쟁… 선수부 신설로 형평성·참여 기회 확대
“씨름은 인내와 존중의 교육”… 지역 전통체육 저변 확대·인재 육성 강화

▲ 제16회 교육장기 초·중 씨름왕 선발대회가 10월 31일 의성학생씨름장에서 열린 가운데 학생 선수들이 힘찬 대결을 펼치고 있다. 의성교육청
▲ 제16회 교육장기 초·중 씨름왕 선발대회가 10월 31일 의성학생씨름장에서 열린 가운데 학생 선수들이 힘찬 대결을 펼치고 있다. 의성교육청

모래판 위에서는 승패보다 인사가 먼저였다.

경상북도의성교육지원청(교육장 이우식)이 지난달 31일 의성학생씨름장에서 개최한 ‘제16회 교육장기 초·중 씨름왕 선발대회’는 단순한 체육대회가 아니라, 학생들이 전통 속에서 예절과 끈기를 배우는 교육의 현장이었다.

초등학생 68명과 중학생 16명 등 총 84명의 학생 선수가 참가해 지역 씨름의 저력을 보여주며, 의성군의 전통 체육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증명했다.

1일 의성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의성군씨름협회와 협력해 열렸으며 △남초 선수부 △남초 5학년 이하부 △남초 6학년부 △여초 40㎏ 이하부·초과부 △남중 통합부 등으로 세분화됐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남초 선수부’가 신설돼 대회의 형평성과 참여 기회가 개선됐다. 그동안 선수와 일반학생이 함께 출전해 실력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 의성초등학교 5학년 오수현 학생이 10월 31일 의성학생씨름장에서 열린 ‘제16회 교육장기 초·중 씨름왕 선발대회’ 개회식에서 대표로 선서를 하고 있다. 의성교육지원청
▲ 의성초등학교 5학년 오수현 학생이 10월 31일 의성학생씨름장에서 열린 ‘제16회 교육장기 초·중 씨름왕 선발대회’ 개회식에서 대표로 선서를 하고 있다. 의성교육지원청

의성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의성초 씨름부 학생들이 늘 상위권을 차지해 일반학생들이 부담을 느꼈다”며 “올해는 선수부를 따로 운영해 선수는 실전 경험을 쌓고, 일반학생은 비슷한 수준에서 겨루며 씨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제도 개선으로 학생들은 자신에게 맞는 무대에서 실력을 발휘하며 지역 씨름의 저변 확대에도 기여했다.

대회장은 경기마다 응원과 격려가 오갔고, 학생들은 경기 전후 서로 인사를 주고받으며 예의와 배려의 의미를 체득했다.

의성교육지원청은 “학생들이 경기에서 배운 존중과 협동의 태도가 학교생활에서도 이어져, 질서 있는 학급문화와 또래 간 신뢰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 참가 학생들과 지도교사들이 10월 31일 의성학생씨름장에서 열린 ‘제16회 교육장기 초·중 씨름왕 선발대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의성교육지원청
▲ 참가 학생들과 지도교사들이 10월 31일 의성학생씨름장에서 열린 ‘제16회 교육장기 초·중 씨름왕 선발대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의성교육지원청

이우식 교육장은 “씨름은 우리 민족의 혼이 깃든 전통 스포츠이자, 학생들이 몸으로 인내와 도전 정신을 배우는 훌륭한 체육활동”이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전통 씨름의 가치를 느끼고 스스로 한 단계 성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의성교육지원청은 앞으로 의성군씨름협회 및 각 학교 씨름부 관계자들과 협의해 지역 씨름 인재 육성 및 지원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jhass80@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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