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남아 있네
그대와 함께한 빛났던 순간
지금은 어디에 머물렀을까
어느덧 혼자 있을 준비를 하는
시간은 저만치 우두커니 서 있네
그대와 함께한 빛났던 순간
가슴에 아련히 되살아나는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나부끼네
[감상] 아메리카 원주민 아라파호족은 11월을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이라고 부른다. 황지우 시인은 “11월의 나무는, 난감한 사람이 머리를 득득 긁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이재무 시인은 “십일월은 의붓자식 같은 달”, “괄호 같은 부록 같은 본문의 각주 같은 산과 강에 깊게 쇄골이 드러나는 달”, 문태준 시인은 “나의 11월은 그 아무것도 없는 초라한 무덤에 불과”하다며 “풀벌레여, 나를 다시 싸다오”라고 노래했다. 11월이다. “어느덧 혼자 있을 준비를 하는” 시간이다. 당신에게 11월은 무엇인가? 11월을 무엇이라 호명하고 싶은가? <시인 김현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