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한순 경일대 특임교수·전 TBC 보도국장
▲ 임한순 경일대 특임교수·전 TBC 보도국장

멕시코의 변방, 캘리포니아는 버려진 땅이었다. 1839년 가을 요한 A. 수터가 ‘신대륙의 남아도는 땅’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 나타났다. 그는 멕시코 정부로부터 어떤 개발이라도 할 수 있는 독점권과 함께 경기도 성남시 전체 면적보다 큰 197㎢를 불하받는다. 그리고 그의 왕국, ‘노이 헬베티엔(Neu Helvetien)’을 만들었다. 수많은 이민자들이 몰려들었다. 포도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과일 농사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평화로웠다.

그런데 문제가 터진다. 1848년 그의 땅에서 금이 발견됐다. ‘황금의 땅’ 엘도라도를 찾아 ‘골드러시’를 이뤘다. 개척민들이 그의 땅을 불법 점거하고 마구잡이로 금을 캤다. 이 와중에 캘리포니아가 미합중국에 편입된다.

그는 농장에 불법 거주하던 1만7000여 세대와 지방 정부를 상대로 천문학적인 손해배상 소송을 했다. 그가 이겼다. 미국 제일 갑부 등극이 눈앞이었다. 하지만 불법 난입자와 채광업자들이 미합중국 사상 첫 대규모 폭동을 일으킨다. 폭도들에게 모든 것을 뺏긴다. 그는 알거지가 돼 떠돌다 죽는다. 그의 품에는 승소 판결문이 들어 있었다. ‘엘도라도’ 새크라멘토는 불쌍한 그의 왕국 위에 서 있다.

중국판 엘도라도 소식이 세계적 관심을 끌었다. 중국 정부는 후난성(湖南省) 핑장현(平江縣)에 120조 원 규모의 금광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지구촌 최대 규모 단일 금광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폭등하던 금값이 폭락했다. 공급 과잉 우려다. 빨라야 5년 뒤 채굴 전망인데도 벌써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고의 실물자산인 금 가격 결정권을 중국이 쥐게 된다는 이야기다. 금광 발견 소식만으로도 폭락을 불렀는데 금이 본격 생산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금광 추가 발견 가능성도 있다. 파괴력이 희토류에 못지않다. 엘도라도의 위험한 부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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