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우 경북도지사
▲ 이철우 경북도지사

2025년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삼국통일 이후 경북의 저력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역사적 사건이었다. 한미 정상회담을 비롯해 미·중, 한·일, 한·중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며, 천년고도 경주는 그야말로 세계 외교의 심장으로 뛰었다. 회의의 결실로 채택된 ‘경주선언’은 단순한 결과문이 아니라, 인류가 함께 나아가야 할 미래의 방향을 제시한 협력의 약속이었다.

이번 경주 APEC은 지방정부가 주도한 국제행사로서 전례 없는 성공을 거두었다. 불과 300일 만에 주요 시설을 완공하고 세계 정상과 글로벌 CEO를 맞이한 일은 지방정부의 실행력과 시도민의 힘이 합쳐졌기에 가능했다.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과 예기치 못한 난관이 있었지만,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뚝심 있게 추진해 낸 결과, 경주는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외교의 무대로 우뚝 섰다.

‘경주선언’이 특히 뜻깊은 것은 APEC 역사상 처음으로 ‘문화창조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명문화했다는 점이다. K-컬처의 원산지이자 한국문화의 뿌리인 경북이 세계 문화경제의 중심으로 도약할 길이 열린 것이다. 전통과 첨단기술, 과거와 미래가 어우러진 경주의 무대는 참가국 정상과 기업인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적인 도시 경주는 아름답다”고 극찬했고, 시진핑 주석은 “16년 전보다 훨씬 발전하고 세련된 도시”라며 감탄을 전했다.

이번 행사는 경제, 외교적 성과도 컸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과 핵추진 잠수함 도입 승인 등 외교·안보의 진전을 이뤘고 경북 기업 53개가 참여한 경제전시장은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 기회를 대폭 확장했다. AI 등 미래 신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약속은 경북이 대한민국 산업지도의 새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포스트 APEC’이다. 경북은 이번 성과를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지속 가능한 미래로 확장하는 국가적 프로젝트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우선 ‘세계경주포럼’을 창설해 매년 세계의 리더와 석학, 기업인들이 경주를 찾아 문화와 경제, 평화를 논의하는 글로벌 거버넌스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는 한국판 다보스포럼으로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외교, 경제 중심축이 될 것이다.

또한 ‘APEC 문화전당’과 ‘퓨처스퀘어’를 조성해 문화와 기술이 결합된 세계적 관광 거점을 만들고 50년 된 보문관광단지를 리노베이션해 체류형 관광지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신라 평화통일정원과 한반도통일미래센터는 평화와 상생의 메시지를 세계에 발신하며 경북을 ‘세계평화도시’로 성장시키는 상징이 될 것이다.

경주 APEC을 통해 우리는 ‘지방도 세계를 움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제 경북은 대한민국의 변방이 아니라, 세계를 향한 출발점이다. 삼국통일의 정신으로 다시 한번 세계 속으로 도약하겠다.

대구·경북 시도민 여러분, 경북의 새로운 도전은 대한민국의 미래와 맞닿아 있다. APEC의 성공을 발판으로 경주를 세계 10대 관광도시로 키워내고 문화와 산업, 평화가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을 만들어가겠다. 그 길에 시도민의 지혜와 협력 그리고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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