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발달 맞춤형 수업으로 학습격차 줄이고 포용적 교실 문화 확산
지역기관 협력해 돌봄·배움 연계… ‘마을이 키우는 교육’ 현실화
경북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통합형 늘봄 수업’이 학생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함께 배우는 교실 문화를 확산시키며 공교육의 새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학생 발달 단계와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학습 격차를 줄이고 특수학생과 일반학생이 함께 어우러지는 포용적 교육이 실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교육계에서는 경북형 늘봄학교는 단순한 돌봄을 넘어 모든 학생이 성장의 주체가 되는 진정한 통합교육의 가치를 보여주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지역 기관과의 협력은 이러한 변화에 힘을 보탰다. 학교와 지역이 교육 자원을 공유하며 학생들이 방과후에도 안전하게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결과 ‘마을이 함께 키우는 교육’이 현실로 자리 잡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이 같은 교육 모델을 통해 학교가 지역의 중심이 되고 지역이 학교의 울타리가 되는 상생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최근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교육개발원이 주관한 ‘2025년도 늘봄·방과후학교 우수사례’에서 초등 늘봄학교 부문 2개교(영양 석보초, 영주 문수초)가 최우수, 중등 방과후학교 부문 1개교(경산 무학고)가 우수학교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10일 밝혔다.
공교육 중심의 돌봄과 배움을 통해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고 학생의 안전과 성장을 지원해온 노력이 전국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문수초등학교는 ‘SEL(사회·정서학습)을 품은 늘봄학교, 성장하는 문수초의 하루’라는 주제로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함께 만들어가는 통합형 프로그램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학교는 특수학생과 일반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수업 환경을 조성하고 정서적 안정과 사회성 향상을 위한 SEL 교육을 통해 학생 모두가 존중받는 교실 문화를 정착시켰다. 지역 복지기관과 청소년센터, 예술 단체 등과의 연계를 통해 미술·음악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교 공간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등 협력형 교육체계도 구축했다. 이러한 시도는 학생들의 학교 생활 만족도와 자존감을 높였을 뿐 아니라 공동체 의식 형성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석보초등학교는 ‘체인지(體仁知) 프로그램을 통한 안심(安全하고 세심) 늘봄학교’를 주제로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모델을 제시했다. 체육(體), 인성(仁), 지식(知)을 조화롭게 결합한 교육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발달단계를 고려한 맞춤형 수업을 실시하고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돌봄 체계를 구축했다.
작은 학교지만 세심한 교육과 전인적 배움으로 학생 한 명 한 명의 성장을 이끌어내며 ‘작은 학교의 큰 힘’을 증명했다.
학교 관계자는 “늘봄학교는 단순한 수업의 연장이 아니라 배움과 돌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생활공간”이라며 “학교가 지역의 중심으로 다시 서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학교사범대학부속무학고등학교는 중등 방과후학교 우수학교로 선정됐다. ‘학생 선택형 방과후학교’라는 이름으로 학생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참여하는 구조를 만든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함께하기에 행복한 우리! 스스로, 더불어, 즐겁게, 꿈(Dream)‧지(知)‧락(樂) 거리는 우리!’라는 슬로건으로 교과뿐 아니라 예체능·융합·특기적성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해 학생들의 참여율과 만족도를 크게 높였다.
무학고등학교 한 교사는 “학생이 직접 배우고 선택할 때 교육의 주도권이 생긴다”며 “이런 경험이 진로 탐색과 자기 주도적 학습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경북교육청의 통합형 늘봄 수업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데에는 지역 협력의 힘이 컸다. 도내 복지기관, 문화센터, 체육시설 등이 교육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학교 밖에서도 학습과 돌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경북형 늘봄학교는 학교와 지역이 함께 교육을 책임지는 통합모델로 지방 소규모 학교의 한계를 보완하고 지역 공동체의 기능을 복원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선정된 학교에는 교육부장관상이 수여되며 시상식은 오는 12월 12일부터 14일까지 수원에서 열리는 ‘2025 온동네 교육기부 박람회’에서 진행된다. 경북교육청은 이 박람회에 ‘K-EDU 늘봄 및 방과후교육 체험 부스’를 설치해 도내 학교들의 우수사례와 혁신 모델을 전국에 알릴 예정이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이번 성과는 학교 현장의 열정과 헌신 덕분”이라며 “통합형 늘봄 수업은 모든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경북교육의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협력해 아이들이 행복하게 배우고 자랄 수 있는 따뜻한 교육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