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완하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 총장
▲ 류완하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 총장

2025년 11월, 천년의 도시 경주가 세계의 심장이 되었다. 아시아태평양 21개국 정상들이 모여 인류의 미래와 공동 번영을 논의한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는 대한민국의 외교적 성취이자, 경주가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한 분기점이었다. 이번 정상회의는 경주가 단순히 과거의 영광을 간직한 박물관 도시가 아니라, 세계와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살아있는 국제문화도시임을 전 세계에 선포했다. 불국사와 석굴암, 첨성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이어지는 천년 문화유산은 K-컬처의 뿌리로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경주는 평화와 연대의 글로벌 무대 중심에 우뚝 섰다.

이제 우리 앞에는 더 중요한 과제가 놓여 있다. APEC의 성공과 감동을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지역의 지속가능한 성장 엔진으로 전환하는 ‘포스트 APEC’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그 선봉에 지역 거점대학,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가 있다.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는 APEC 유치부터 성공적 개최까지 전 과정에서 핵심 주체로 나섰다. APEC 경주 유치 캠페인에 전 교직원과 학생들이 한마음으로 참여하여 ‘경주 APEC 유치 염원’을 전국적 열기로 확산시켰고, 대학 축제에서는 APEC 홍보 부스와 영상 공모전을 통해 국제행사의 의미를 캠퍼스 안팎에 전파했다. 2024년에는 전략적으로 ‘페루-경주 사진전’을 양국에서 동시 개최하며, 전임 개최국인 페루와의 문화 가교를 놓았다. 이는 APEC을 단순한 정상회담이 아닌, 문화를 매개로 한 지속가능한 국제 네트워크로 확장하는 선도적 시도였다.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는 이처럼 APEC의 시작부터 그 이후까지, 경주가 세계와 호흡하는 통로 역할을 자임해왔다.

2025 경주 APEC은 경제와 외교를 넘어, 문화가 언어가 된 회의였다. 우리 대학은 APEC 기간 중 ‘선(禪)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각국 귀빈과 방문객들에게 한국 불교의 정신세계를 직접 체험하게 했다. 이는 동국대학교만이 할 수 있는, 불교 인문정신을 세계와 나누는 문화외교의 백미였으며, K-컬처의 철학적 뿌리를 전하는 감동의 현장이었다. 또한 ‘2025 대학생 모의 APEC 정상회의’를 성황리에 개최했으며, 경상북도 유학생 봉사단 주관대학으로서 외국인 학생들의 자원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 재학생 50여 명은 APEC 자원봉사단으로 활약하며 세계 각국 대표단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들의 헌신과 미소는 곧 경주의 품격이자 대한민국의 얼굴이었다.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는 이제 APEC의 문화적 유산을 교육 혁신의 동력으로 전환한다. 우리 대학은 지난해 학사구조를 전면 개편해 ‘글로컬문화융합대학’을 신설했다. 이 단과대학은 경주의 역사·문화·관광 자원을 바탕으로, K-콘텐츠 시대를 선도할 글로벌 창의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특히 ‘영상촬영·편집’, ‘스토리텔링’, ‘미디어기획·공연예술’ 등 문화융합 시그니처 모듈을 운영하며, 학생들이 지역의 문화유산을 소재로 세계인의 공감을 얻는 콘텐츠를 직접 창조하고 있다. 천년의 문화가 첨단 미디어와 충돌하여 새로운 이야기로 폭발하는 현장, 그곳이 바로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포스트 APEC형 교육 혁신 모델’이다.

경주는 이제 과거의 영광을 지키는 수동적 보존 도시를 넘어, 문화·산업·교육이 융합된 능동적 창의 도시로 진화해야 한다.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는 지자체, 문화기관, 지역 기업과 긴밀히 협력하여 지·산·학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청년들이 경주에 뿌리내려 문화산업을 일으키고, 세계무대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대학은 경주의 역사문화 DNA와 K-컬처의 미래를 연결하는 지속가능한 문화교육 허브로서, 경북과 대한민국의 문화 경쟁력을 견인할 것이다.

2025 경주 APEC이 남긴 것은 회의록 속 기록이 아니다. 그것은 문화로 세계를 하나로 잇는 경주의 무한한 가능성이었다. 이제 경주는 천년의 역사라는 견고한 토대 위에 창의성을 더해, 세계 속의 문화수도이자 K-컬처의 글로벌 허브로 비상해야 한다. 그 대장정의 중심에서,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는 경주의 문화와 교육, 그리고 젊은 인재를 세계와 연결하는 든든한 다리가 되어 포스트 APEC 시대의 빛나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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