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욱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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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함은 돈이나 권력으로 얻어지지 않는다. 남을 돕는 모든 작은 행동이 세상을 돕는 것이다. ‘황금률(Golden Rule·대접받고 싶은 만큼 대접하라)’만큼 좋은 삶의 지침은 없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95)이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생 여정을 포함한 삶의 통찰을 담은 마지막 편지를 주주들에게 띄웠다. 그의 마지막 주주서한은 투자 조언보다 노철학자의 인생 고백으로 들린다.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뿐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을 향해 “신문에 실릴 부고 기사의 내용을 스스로 정하고, 그에 걸맞게 살아가라”고 충고한다.

그는 편지에서 “내 인생의 후반은 전반보다 훨씬 좋았다”며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썼다. 과거의 실패에서 배우고 나아가는 것, 그것이 성장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그에게 ‘실패’란 손실이 아니라 ‘배움’의 이자였다. “변화하기에 늦은 시점은 없다”는 말은 95세 노인의 조용한 확신이자 후배 세대에 전하는 유언처럼 들린다.

그는 자신이 이끌던 버크셔 해서웨이의 최고경영자 자리를 그레그 에이블에게 넘겼다. 그리고 13억 달러(약 1조 9000억 원)를 네 개의 가족 재단에 증여했다. 평생의 부를 쌓은 이가 마지막에 택한 길은 ‘기부’다. 그는 “돈은 도구일 뿐이며 그것을 통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진짜 부자”라고 말했다.

자신의 은퇴 발표 이후 6개월간 10% 넘게 떨어진 버크셔 주가에 대해서도 그는 담담했다. “우리 주가는 지난 60년 동안 세 번이나 반토막이 났다. 그러나 미국은 다시 일어섰고, 버크셔도 그랬다.” 어떤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낙관주의가 버핏 투자의 핵심이었다. 한 인간이 남긴 진정한 유산은 재산이 아니라 삶의 태도라는 사실을 버핏은 마지막 편지에서 강조했다. 그의 주주서한은 주식 투자자뿐 아니라 모든 사람의 ‘삶의 교훈’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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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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