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MBC 특집 다큐, 피해자 심리·사회적 회복 조명하며 ‘인재의 진실’ 다시 묻는다
“건물은 복구돼도 마음의 균열은 남아”…시민 20% 여전히 트라우마 겪어

▲ 포항mbc 특집 다큐 ‘포항지진 8년, 아물지 않은 상처’ 화면 캡쳐 이미지.
▲ 포항mbc 특집 다큐 ‘포항지진 8년, 아물지 않은 상처’ 화면 캡쳐 이미지.

지진의 흔적은 무너진 건물보다 오래 남았다.

11·15 포항촉발지진 8주년을 맞아, 포항시는 특집 다큐멘터리 ‘포항지진 8년, 아물지 않은 상처’를 제작해 13일 밤 9시와 16일 오전 10시 두 차례 포항MBC를 통해 방영한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지진이 남긴 8년의 기록을 되짚으며, 단순한 자연재난이 아닌 ‘인재(人災)’로서의 실체를 다시금 비춘다.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소의 인위적 원인에 의해 촉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작진은 이 사건 이후 지금까지 지속되는 심리적·사회적 후유증에 초점을 맞췄다.

▲ 포항mbc 특집 다큐 ‘포항지진 8년, 아물지 않은 상처’ 화면 캡쳐 이미지.
▲ 포항mbc 특집 다큐 ‘포항지진 8년, 아물지 않은 상처’ 화면 캡쳐 이미지.

포항트라우마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진 피해자 중 약 20%가 여전히 고위험 수준의 트라우마를 겪고 있으며,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시민도 적지 않다.

시민들은 작은 진동이나 쿵 하는 소리에 불안을 느끼며, 일상 속에서도 긴장감을 놓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8년이나 지났다”는 시선도 여전해, 피해자들의 심리적 고립감을 더 깊게 하고 있다.

▲ 포항mbc 특집 다큐 ‘포항지진 8년, 아물지 않은 상처’ 화면 캡쳐 이미지.
▲ 포항mbc 특집 다큐 ‘포항지진 8년, 아물지 않은 상처’ 화면 캡쳐 이미지.

다큐멘터리는 단순한 복구의 기록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회복’을 주제로 구성됐다. 피해 주민, 심리치유 전문가, 법조인 등의 인터뷰를 통해 공동체가 어떻게 상처를 이겨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포항시는 이번 방송이 “법적 책임과 배상 문제를 넘어, 진정한 회복의 의미를 사회적으로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진의 상처는 단순히 건물이 무너진 흔적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에 새겨진 기억”이라며 “시민의 아픔이 치유되고 명확한 책임과 배상이 뒤따라야 진정한 회복이 완성된다”고 밝혔다.

포항촉발지진은 국가와 지열발전 관계자들의 과실이 인정된 사건이지만, 손해배상 소송의 결과는 엇갈리고 있다. 1심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으나 항소심에서는 청구가 기각됐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법적 다툼을 이어가며, “정신적 피해의 인정”이라는 당연한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

포항시는 앞으로도 지진 피해 회복을 위한 지원 행정을 강화하고, ‘안전도시 포항’의 위상을 확립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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