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은 손 떨림이나 몸이 느려짐 같은 운동 증상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 환자들이 가장 큰 불편을 호소하는 부분은 그 밖의 비운동증상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변화는 일상생활의 질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관리가 미흡하면 치료 효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가 변비이다.
배변 횟수가 줄거나 잔변감이 지속된다고 말하는 환자가 많고, 실제로 절반 이상에서 변비가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단순한 식습관 문제가 아니라 파킨슨병에서 장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기능까지 약해지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변비가 심하면 그 자체로 일상에 불편을 줄 뿐만 아니라, 약물 흡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규칙적인 식사와 충분한 수분 섭취, 채소와 같은 식이섬유 섭취,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또한 기립 시 갑작스러운 어지럼증, 땀 조절 이상, 배뇨 장애 등 다른 자율신경계 증상도 흔하게 동반되며, 이러한 변화는 낙상 위험 증가나 활동량 감소와 연결될 수 있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수면장애도 빈번하다.
잠이 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는 문제, 낮 동안 과도한 졸림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환자에서는 꿈을 꾸며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크게 움직이는 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원래는 꿈꾸는 동안 행동을 하지 않도록 뇌줄기에서 근육으로 가는 신호를 차단하는 기능이 있는데, 이 기능이 파킨슨병에서 약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진단의 단서가 될 뿐 아니라 환자 본인이나 함께 자는 보호자에게 외상의 위험이 될 수 있으므로 진료 시 꼭 말씀해 주시는 것이 좋다.
기분 변화도 중요하다.
약 3명 중 1명은 우울감이나 불안을 경험할 수 있고, 말수가 줄고 의욕이 떨어지는 모습도 관찰된다.
이는 성격 문제가 아니라 뇌 기능 변화로 인한 증상이며, 적절히 관리되지 않으면 파킨슨병의 운동증상이나 보행 능력 등이 더 빠르게 나빠질 수 있다.
인지 기능 변화 역시 간과할 수 없다.
단순한 건망증과 달리 생각이 느려지고 계획하거나 판단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파킨슨병을 가진 분 중 약 3명 중 1명은 초기부터 이러한 변화를 보일 수 있고, 병이 오래 지속되면 75% 이상에서 치매로 진행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변화가 보이면 가족들이 일찍부터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결국 파킨슨병은 떨림이나 보행장애 같은 운동증상만 관리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수면, 배변, 기분, 인지 기능을 포함한 통합적 관리가 환자의 기능 유지에 중요하다.
환자와 가족 모두 비운동증상에도 관심을 가지고 변화를 살펴보는 태도가 필요하며, 필요한 경우 적절한 시점에 치료진과 논의하면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