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편 수필로 담은 삶의 태도…“성실한 하루가 미래의 길을 만든다” 메시지
600만 부 판매 고전, 위기 시대 개인·조직의 마음가짐을 묻는 인생 지침서
전 세계 누적 600만 부 이상 판매된 ‘전설의 명저’가 드디어 한국어 완역본으로 출간됐다. 전기회사 ‘마쓰시타 전기’를 세계적 기업 파나소닉으로 키워 올린 ‘경영의 신’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대표작 ‘마쓰시타 고노스케 길을 열다’가 21세기북스 ‘마스터스’ 시리즈 다섯 번째 책으로 국내 독자를 찾는다. 1968년 일본에서 처음 선보인 뒤 60여 년 동안 세대를 넘나들며 읽혀 온 이 책은 일본에서만 287판 이상 증쇄되며 누적 570만 부, 전 세계 600만 부 판매를 기록한 국민적 고전이다.
이번 한국어판은 일본 PHP연구소의 원전을 바탕으로 한 국내 최초 ‘완역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출판사는 그간 일부 번역본에서 나타났던 과도한 윤문을 지양하고, 마쓰시타 특유의 담백하고 단단한 문장을 최대한 살려 옮겼다고 밝혔다. 저자가 직접 쓴 121편의 짧은 수필을 온전히 담아, 경영 철학을 넘어 한 인간의 삶의 태도와 목소리를 가장 가깝게 전한다는 데 중점을 두었다.
‘마쓰시타 고노스케 길을 열다’는 ‘성공의 기술’보다 ‘삶의 태도’를 묻는 지침서다. 마쓰시타는 “삶의 본질은 화려한 성공이 아니라 매일의 성실한 걸음에 있다”고 말하며 대공황, 전후 패전, 오일쇼크 속에서도 단 한 명의 해고 없이 회사를 지켜낸 철학을 담담히 풀어낸다. 기업을 이윤 창출의 장이 아니라 ‘사람을 만드는 곳’으로 본 그의 관점은 오늘날 조직과 사회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책은 초등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가난한 소년이 병약한 몸으로 노동의 시간을 버텨내며 세계적 기업을 일군 과정을 미화 없이 기록한다. 좌절, 실패, 인간관계의 갈등, 조직을 이끄는 책임과 고독이 짧은 단상에 녹아 있다. 제목 ‘길을 열다’는 외부 환경 탓이 아니라, 자신의 태도와 마음가짐을 다스리는 사람이 미래의 길을 개척한다는 저자의 평생 철학을 압축한다.
이 책이 60년 동안 ‘좌우명으로 삼을 책’으로 사랑받은 이유는 편안하게 꺼내 읽을 수 있는 구성에 있다. 몇 페이지 안 되는 짧은 수필이 121편 실려 있어 바쁜 직장인과 학생도 잠시 틈을 내어 읽을 수 있으며, 필요한 순간 원하는 대목만 펼쳐도 충분한 울림을 얻을 수 있다. 일본에서는 새해 설 선물, 졸업 선물, 취업 선물로 꾸준히 선택되어 왔고, 부모가 자녀에게, 선배가 후배에게 물려주는 ‘인생의 책’으로 자리 잡았다.
추천사에서도 이 책이 오늘의 한국 독자에게 갖는 의미가 강조된다. (사)세종국가경영연구원 손욱 이사장은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현재, 마쓰시타의 원칙은 한국 산업과 리더들에게 나아갈 지혜와 용기를 주는 신기(神器)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휴넷 조영탁 대표는 미국 하버드대 존 코터 교수가 마쓰시타를 ‘천 년에 한 번 나올 인물’이라 칭한 사실을 소개하며 “성실과 근면으로 자신의 길을 연 마쓰시타의 인생 자체가 이 책의 핵심 가치”라고 말했다.
‘마쓰시타 고노스케 길을 열다’는 특정 시대의 경영 노하우가 아니라, 위기 속에서 개인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인가를 묻는 인생 철학서이자 경영 교과서다. 청년이 진로 앞에서 망설일 때, 직장인이 좌절을 겪을 때, 리더가 거대한 변화 앞에 섰을 때 꺼내 볼 수 있는 실천적 지혜들이 담겨 있다. 한국 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하는 ‘길잡이 책’으로 자리 잡을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