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첫 주말인 15일, 본격적인 정시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수능이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대학별 논술전형의 실질 경쟁률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수능 직후 실시되는 논술고사 특성상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가 당락을 좌우하는 가운데, 난도가 높았던 올해 시험에서는 충족률이 대폭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건국대·경희대·고려대·동국대·성균관대·숙명여대·숭실대 등 주요 대학이 논술고사에 돌입했다. 경북대·부산대·세종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는 오는 22~23일, 국민대·아주대·인하대는 29~30일 시험을 진행한다.
올해 논술전형 전체 경쟁률은 평균 43.45대 1을 기록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의약계열 논술 경쟁률은 폭발적이었다. 성균관대 의예과는 567대 1, 경희대 한의예과(인문)는 520대 1, 성균관대 약학과는 515.4대 1로 500대 1을 넘겼다. 비의약계열에서도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가 177대 1, 고려대 경영대학이 170.6대 1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학가에서는 “올해는 지원 경쟁률과 실질 경쟁률의 괴리가 역대급으로 벌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논술전형의 결시율은 가채점을 통해 최저 충족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는 수험생이 시험을 포기하면서 크게 오르는 구조인데, 올해처럼 수능 난도가 높을 경우 이 현상은 더 뚜렷해진다.
진학사가 경희대·고려대·동국대·서강대의 전년도 논술자료를 분석한 결과, 논술고사에 실제 응시하고 수능 최저를 충족한 학생은 최초 지원자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려대의 경우 과락자를 제외하면 실질 경쟁률은 9.13대 1로, 최초 경쟁률(64.88대 1)의 7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입시현장 관계자는 “논술은 문제 푸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최저 충족이 합격 가능성을 좌우하는 실질 기준”이라며 “최저를 맞추는 순간 경쟁자의 상당수가 사라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수능은 지난해보다 어려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만큼 수능최저기준을 맞출 경우 합격 가능성은 훨씬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EBS가 수능 종료 직후 실시한 체감 난이도 조사에서도 올해 수능의 ‘고난도’ 양상이 확인됐다. 응답자 4019명 중 44.6%가 ‘매우 어려웠다’, 40.8%가 ‘약간 어려웠다’고 답해 전체의 85.4%가 ‘어려웠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논술전형 지원자 상당수가 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응시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 응시율이 낮아지면 실질 경쟁률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논술전형은 겉으로 보이는 경쟁률이 높아도, 실질 경쟁률은 3분의 1 이하로 줄어드는 경우가 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처럼 난도가 높은 시험에서는 최저를 맞추면 합격 가능성이 평년보다 크게 높아진다”며 “등급컷 인근 수험생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논술고사에 응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