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표정·음성까지 복원한 AI 영상 공개…“과거와 현재 잇는 새로운 추모문화”
구미서 기념행사·전시·부대행사 이어져…“박정희 시대정신 계승해 초일류 국가 도약”

▲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8주년 숭모제례에 참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철우 경북지사가 한자리에 앉아 박정희 전 대통령의 AI 복원 영상을 보고 난 후 박수를 치고 있다. 경북도 제공.
▲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8주년 숭모제례에 참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철우 경북지사가 한자리에 앉아 박정희 전 대통령의 AI 복원 영상을 보고 난 후 박수를 치고 있다. 경북도 제공.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과 목소리가 21세기 디지털 기술 속에서 되살아났다. 탄신 108돌을 맞은 14일 공개된 ‘AI 기념 영상’은 생전의 사진과 음성을 기반으로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표정과 어투를 정교하게 복원됐다. 마치 박 대통령이 다시 단상 위에 선 듯한 장면은 전통적인 추모 행사와 최첨단 기술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추모 문화 가능성까지 보여주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북도와 구미시,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는 이날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서 숭모제례를 올리고 이어 구미복합스포츠센터에서 기념행사를 열었다. 행사장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이철우 경북지사, 김장호 구미시장 등 주요 인사와 시민 2000여 명이 참석해 박 대통령의 탄신을 기렸다.

행사는 오전 9시 생가에서 진행된 숭모제례로 시작됐다. 이 지사는 초헌관을 맡아 분향과 헌작을 올리며 “박 대통령의 시대정신을 되새기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 헌작 절차를 지켜보며 박 대통령의 업적과 리더십을 다시금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열린 기념식에서는 올해 새롭게 도입된 AI 복원 영상이 행사장의 분위기를 바꾸어 놓았다.

스크린에 구현된 박 대통령의 모습은 생전 영상 자료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부드러운 표정 변화와 자연스러운 음성 톤까지 재현해 눈길을 끌었다.

영상 속 박 대통령은 오늘날 우리에게 전할 메시지를 담아 관람객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

참석자들은 “과거와 현재가 한순간에 이어지는 느낌이었다”, “기술이 역사를 이렇게 재해석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행사장 주변에서는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이 마련돼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박 대통령의 업적을 담은 사진전과 휘호 전시는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고 지역 농특산물 판매 부스와 기념품 코너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긴 줄을 이룰 만큼 인기를 끌었다. 포토존에서는 청소년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세대가 기념사진을 찍으며 박 대통령의 생가를 찾은 의미를 되새겼다.

탄신일을 전후해 진행되는 연계 행사도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 사진전, 새마을정신 활성화 세미나, 역사 자료관 기획전, 리더십 강연 등 각종 프로그램이 지역 곳곳에서 개최되며 추모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경북도는 “행사를 특정 세대의 기념일이 아니라 시대정신을 공유하는 열린 역사 축제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한때 배고픈 나라였던 대한민국이 반세기 만에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박정희 대통령의 결단과 추진력 덕분”이라며 “경북도는 그 정신을 잇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APEC 정상회의의 성공을 발판으로 대한민국이 초일류 국가로 도약하는 데 경북이 중심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전통제례와 디지털 콘텐츠가 함께하는 새로운 추모 형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AI 복원 영상은 역사 인물을 기리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제시하며 향후 다른 기념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창원 기자
김창원 기자 kcw@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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