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억 자금세탁 추적…가짜 투자사이트·점조직 운영으로 전국 피해 확산
18명 구속…해외 총책 수사 이어가며 “고수익 보장 리딩방 대부분 사기” 경고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을 거점으로 국내외에 뿌리를 둔 초대형 투자리딩 세탁 조직이 경북경찰 수사망에 걸려들었다.
경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네이버밴드와 메신저 등을 활용해 ‘고수익 보장’을 내세우며 투자자를 현혹한 뒤 거액의 자금을 빼돌린 조직원 41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8명을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수사는 올해 4월 시작된 한 사건에서 불거졌다. 경제전문가를 사칭한 투자리딩방이 기관명까지 도용하며 투자자를 속여 5억 4700만 원을 편취한 정황이 포착되면서다.
경찰은 7개월간 계좌·전표·통신기록을 추적하며 254억 원 규모의 자금세탁 흐름을 확인했고, 서울·경남·전남 등 전국 각지에서 1·2·3차 세탁책 22명을 잇달아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조직은 캄보디아 현지를 중심에 두고 국내외에 사무실을 분산 배치한 뒤, 가짜 투자 사이트를 만들어 허위 매매 내역을 제공하는 전형적인 ‘사기형 투자리딩 방식’을 사용했다.
해외 총책의 지시 아래 관리총책·실무총책·중간관리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수직적 구조를 갖추고, 텔레그램을 통해서만 보고·명령을 주고받는 철저한 점조직 형태로 운영됐다.
자금 세탁은 조직적이었다. 서울 강동구 등지에 상품권 판매 법인 3곳을 허위로 설립하고, 친·인척 및 학교 선후배까지 끌어들여 직원 명단을 꾸렸다.
이들은 범행 계좌 100여 개를 순환시키며 수백억 원대의 피해금을 은닉·세탁한 뒤 국내 세탁총책을 통해 다시 해외 사기조직으로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팀은 압수된 허위 매출전표와 휴대전화 속 대화 기록을 바탕으로 국외 공범까지 범위를 좁혀가고 있으며, 아직 검거되지 않은 해외 세탁총책과 범죄수익금에 대한 추적을 계속하고 있다.
경찰은 최근 경제 불안 심리를 노린 ‘투자 리딩방’ 방식의 사이버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며 경계를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수익·원금 보장을 내세우는 메시지와 SNS 홍보는 대부분 사기”라며 “의심스러운 제안을 받으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