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소규모 학교 지원 강화…교통비·특교금 등 재정 기반 확보
학생·학부모 이해도 제고 위해 박람회·진로연계 교육 강화…“현장 흔들림 없게 지원”

▲ 경북교육청 전경.
▲ 경북교육청 전경.

경북교육청이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현장 중심 지원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올해 입학생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적용되면서 내년에는 실제적인 과목 선택과 학업 설계가 학교 현장에서 본격화된다.

하지만 강사 확보 문제와 학생·학부모의 낮은 이해도 등 구조적 과제가 여전히 존재해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보다 세밀한 정책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진로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는 교육과정으로 학교의 개별 운영 역량이 제도 성패를 좌우하는 구조다. 경북교육청은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현직 고교 교사들로 구성된 ‘진로·학업 설계 지원단’을 운영한다.

지원단은 학생 상담, 과목 선택 안내, 학업 성취 전략 제공 등 학습 설계 전반을 담당하며 진로 선택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 격차를 줄이는 역할을 맡는다.

또한 교육청은 ‘고교학점제 연수 강사 인력풀’을 구축해 전문성을 갖춘 강사를 확보하고 교육지원청과 학교가 필요할 때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농어촌 소규모 학교는 선택과목 개설이 제한된다는 지적이 있어 교육청은 선택과목 강사 채용 예산을 지원하고 온라인학교·공동교육과정 운영을 확대해 교원 정원 확보의 어려움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를 위한 재정 기반도 마련했다. 교육청은 교육부 특별교부금 15억 원을 확보하고 추가로 자체 예산을 확보해 더 많은 학교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서 공동교육과정 참여 학생에게 교통비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는 학점제 운영에 필수적인 학교 간 이동을 보조해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중학생과 학부모 대상 정보 제공도 강화된다. 교육청은 ‘고교학점제 박람회’를 개최해 과목 체계, 진로 연계형 선택과목, 평가 방식 등 핵심 내용을 설명하고 진학을 앞둔 학생들의 불안감을 줄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밖에도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나다움 진로연계 교육과정’ 운영, 학력 진단을 위한 맞춤형 성취도 평가 문항 제공, 지역사회와 협력한 ‘학교밖교육 기관’ 확대 등 다양한 보완책도 추진한다.

그러나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여전히 우려가 제기된다. 선택과목 운영은 학생 수 변화에 민감해 안정적 편성이 어렵고 일부 학교는 진로적합성보다 개설 가능 여부에 따라 과목 선택이 제한되는 사례도 있다. 강사 확보 역시 전국적 문제로 지적돼 왔으며 특히 농어촌 지역에서의 확보 난도는 크게 높다는 평가가 많다. 교육청의 예산 지원과 인력풀 운영이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지역 간 교사 수급 격차 해소와 원격수업 인프라 강화 같은 구조적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학부모의 이해도 역시 제도 정착을 좌우하는 요소다. 현행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학점제 연계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 교육청의 박람회와 진로교육 확대는 필수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일현 교육평론가는 “학생·학부모가 제도의 핵심 구조를 이해하지 못할 경우 학교 선택과 과목 선택에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내년은 학생들의 과목 선택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중요한 시기”라며 “학교 현장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창원 기자
김창원 기자 kcw@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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