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558억 투입…오염수 저장·정화 통합 시스템 구축해 사고 대응력 강화
시·소방·산단관리공단 등 협약 체결…“친환경 산업도시 전환의 분기점”

▲ 포항시는 17일 ‘포항시 철강산업단지 완충저류시설 설치사업’ 준공식을 개최했다.
▲ 포항시는 17일 ‘포항시 철강산업단지 완충저류시설 설치사업’ 준공식을 개최했다.

포항시는 17일 ‘포항시 철강산업단지 완충저류시설 설치사업’이 준공됨에 따라 형산강 수질오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산업단지에서 예상치 못한 화학물질·오염수 유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오염원을 외부로 흘러나가기 전에 신속하게 차단·저장·처리하는 핵심 시설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됐다.

2017년 착공 이후 7년간 총 558억 원(국비 383억 원, 도비 49억 원, 시비 126억 원)이 투입된 이번 사업은 지역의 산업·환경 여건을 감안하면 ‘형산강 수질관리의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형산강은 포항과 경주의 생활용수 및 생태환경을 지탱하는 핵심 수계로, 그동안 철강산업단지의 비점오염과 사고 대응 체계 미비가 꾸준히 지적돼 왔다.

완충저류시설은△2,000㎥ 규모의 저류조△56,800㎥급 비점오염저감시설△산단 전역을 연결하는 9.5km 차집관로△대용량 펌프시설등으로 구성됐다.

이 시스템은 산업단지 내 오염 사고 발생 시 오염수가 하천으로 흘러가기 전, 저류조에 먼저 저장된 뒤 단계별 정화장치를 거쳐 안전하게 처리되도록 설계됐다. 특히 강우 시 다량 발생하는 오염물질까지 포괄적으로 차단할 수 있어, 기존의 산발적 관리 체계에서 한 단계 진화한 ‘통합형 환경안전 시스템’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은 사고 발생 시 민간 사업장 내부 대응에 의존하는 부분이 컸다면, 이번 시설 준공 이후에는 지방정부가 보다 주도적으로 초기 대응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예측하기 어려운 복합 사고에도 대응할 수 있는 안전망이 갖춰졌다”고 설명했다.

▲ 포항시는 17일 ‘포항시 철강산업단지 완충저류시설 설치사업’ 준공식을 개최했다.
▲ 포항시는 17일 ‘포항시 철강산업단지 완충저류시설 설치사업’ 준공식을 개최했다.

포항시는 준공식과 함께 포항시의회, 포항남부소방서,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 경북동부환경기술인협회 등과 환경안전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기관들은△수질오염사고 시 신속한 정보 공유△인력·장비 공동 대응△현장 초동 조치의 매뉴얼 표준화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업장별로 제각각 운영되던 대응 체계를 기관 간 ‘공동 매뉴얼’로 묶어, 사고 발생 즉시 현장에 투입되는 속도와 효율성을 높인 것이 핵심이다.

특히 포항남부소방서와 산단관리공단은 화학사고·화재 등 복합 재난 상황에서 합동훈련을 정례화하기로 해, 실제 대응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전망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완충저류시설 준공은 포항이 ‘안전과 환경을 중시하는 친환경 산업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 갖춰졌다는 의미”라며 “철저한 시설 운영과 상시 모니터링으로 형산강 생태환경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이번 사업을 시작점으로,△영일만산업단지△블루밸리국가산단△기타 중·소규모 공단 등으로 완충저류시설 설치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2025년 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부각된 ‘친환경 지속가능 도시’라는 지역 이미지와 맞물려, 포항 산업정책의 중심이 ‘환경·안전 기반의 신산업 도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 환경 전문가는 “완충저류시설은 단순한 오염 차단 장치가 아니라, 산업도시 포항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높이는 구조적 안전장치”라며 “지역 기업들도 ESG 대응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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