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원전벨트 중심 안정·지속적 전기 공급 가능
2030년 TK 신공항 개항·안전한 지질 구조도 장점
전력자립도가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전력자립도를 갖춘 경북이 새로운 수혜 지역으로 부상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전력 공급은 기업의 최우선 고려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데이터센터가 몰리면서 전력 과부하와 부지 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생산 전력이 수요를 크게 웃도는 경북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경북의 전력 자립도는 215.6%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이와 함께 경북은 동해안 원전벨트를 중심으로 전국 최고 수준의 전력 공급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24시간 안정적 전력 공급이 필수인 데이터센터의 특성과 정확하게 맞물린다. 여기에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송전 인프라 확충 등이 더해지면서 경북의 전력 기반은 기업들에게 점점 더 매력적인 조건으로 평가된다.
입지 여건 역시 개선되고 있다. 2030년 개항 예정인 대구경북신공항은 글로벌 인력·장비 이동에 유리한 항공 인프라를 갖출 예정이며 포항 영일만항과 포항신항은 서버 장비 반입과 국제 통신망 확장에 적합한 항만시설을 제공한다.
지반이 견고하고 지진 위험이 낮은 동해안 지역의 지질적 안정성도 데이터센터 운영에 유리한 조건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경북이 이러한 강점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입지 경쟁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장기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보완 과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원전 중심의 전력 구조를 재생에너지·수소·가스 등 다양한 에너지원과 결합해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전력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요구된다.
AI산업의 특성상 전력 수요 변동 폭이 큰 만큼 전력 공급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한 신공항 배후단지와 영일만항 일대와 같은 산업 거점에는 ‘전력 특화 구역’을 조성해 초고압 변전소와 이중 송전망 등 데이터센터 전용 인프라를 갖출 필요가 있다.
송전망의 안정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포항항과 연계한 해저케이블 구축, 이중 송전망 확충 등 분산형 전력 인프라를 강화하면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전력 병목 현상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기업의 비용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장기 전력구매계약(PPA)과 RE100 지원 확대를 추진하는 것도 지방 유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신공항·항만 개발과 전력 인프라를 동시에 구축하는 ‘복합 개발 전략’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산업단지 배후지와 전력·통신망을 연계해 조성하면 비용 절감 효과와 산업 집적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방의 대규모 전력사용 기업이 보다 자유롭게 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직전력 거래 등 제도 개선도 요구된다.
전력 기반을 운영할 전문 인력 확보 역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지역 대학과 연계해 전력·서버·냉각 기술 분야의 전문 인력을 지역에서 양성하면 기업의 장기 투자 가능성을 한층 높일 수 있다.
정교철 안동대 명예교수는 “AI 인프라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전력자립도는 데이터센터 입지를 가르는 결정적 조건으로 떠올랐다”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경북이 수도권 중심의 데이터센터 구조를 분산시키는 새로운 축으로 부상할지 향후 전력 인프라 보강과 정책 지원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