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서 출발한 책임감…병역명문가 예우·스마트 농업·투명 의회로 정책 확장
인구감소·청년 이탈 해법 모색…“정직·성실, 결과로 평가받는 의정 만들겠다”
청송군의회 권태준 의원은 언제나 ‘현장’을 먼저 찾는다. 새벽 비에 농로가 끊기면 장화를 신고 나서고, 제설 작업이 한창인 겨울이면 경사가 가장 심한 길부터 걸어본다. 그는 “구호보다 실행, 보고보다 현장”을 원칙으로 삼는다. 지난 7대부터 9대까지 군민의 신뢰로 이어온 의정의 여정은 그렇게 한결같은 실천에서 출발했다.
△농업에서 시작된 책임감, 정치로 이어지다
권 의원이 정치를 결심한 건 농업 현장에서였다. 병해, 인력난, 판로, 기상 리스크 등 현실의 벽을 매일 부딪치며 “현장의 목소리가 곧 정책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안덕면 농업경영인회와 군 농업경영인회장을 맡으며 농민의 어려움을 직접 대변했고, 그 경험이 곧 정치 입문의 계기가 됐다.
“정치적 욕심보다 책임감이 컸습니다. 제가 겪은 문제를 제도로 바꾸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의정 철학을 묻자 그는 “군민 곁의 필요를 빠짐없이 살피는 것”이라 답했다. 민원이 접수되면 현장으로 달려가 설명과 행정 판단, 예산 제약을 한자리에 놓고 가능한 해법을 찾는다.
“의정은 ‘누가 옳았나’가 아니라 ‘무엇이 바뀌었나’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절차와 원칙을 지키되, 결과로 신뢰를 얻는 게 진짜 일입니다.”
△신뢰받는 의회, 일하는 정치
그가 그리는 비전은 ‘신뢰받는 일하는 의회’다. 약속을 지키는 일정 관리, 데이터에 근거한 발언, 결과 공개가 기본이다. 권 의원은 “청송의 주력 산업은 농업”이라며, “농민이 행복하고 청년이 돌아오는 농촌”을 목표로 꼽았다.
“영농 기반 보강, 6차 산업화, 청년농 정착 지원, 생활·주거·돌봄 인프라를 촘촘히 엮어야 합니다. 견제는 기본이고, 대안으로 결과를 보여주는 의회를 만들겠습니다.”
지역 발전을 위한 역점사업으로 그는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병역명문가 예우 조례’의 내실화다. “국가에 헌신한 가문이 존중받는 문화는 지역 공동체의 품격을 높입니다. 단순한 기념이 아닌, 교육·복지·문화와 연계된 ‘생활 속 예우’로 발전시킬 것입니다.”
둘째는 농업기반 확충과 스마트 전환. “용·수리·관수·저장 등 기반 시설을 정비하고, 데이터 기반의 병해 예찰과 스마트팜 요소를 확대해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이겠습니다.”
셋째는 의회의 윤리·투명성 강화다. “윤리강령 생활화와 의정활동 공개를 확대해 군민이 ‘보이는 의회’를 경험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안 해결의 키워드, ‘청년’과 ‘현장’
현재 청송이 안고 있는 가장 시급한 현안은 인구감소와 청년 이탈이다. 그는 청년농 육성과 귀농·귀촌 정착 지원을 실효성 있게 다듬고, 1·2·3차 산업이 결합된 ‘농업 6차산업화’로 부가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지난 7대 후반기 부의장, 8대 전반기 의장, 9대 전반기 의장을 맡으며 의회의 체계와 품격을 높였다. 본회의 일정, 자료 제출, 답변 성실도 기준을 정비하고 회의록 공개를 강화했다. 또한 ‘청송군의회 모범공무원 포상 운영 규칙’을 제정해 성실한 공직자가 인정받는 문화를 정착시켰다.
“이제는 의회의 성과지표를 명확히 해 생산성을 눈에 보이게 만들 계획입니다.”
의정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의원 간의 의견 조율이었다고 한다. “의장으로서 7명의 의견을 모으는 일은 늘 도전이었지만, 그 과정이 민주주의 그 자체라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으로는 인구감소 대응 패키지를 더 과감히 추진하지 못한 점을 꼽았다. “앞으로는 예산·인허가·주거·돌봄·일자리·교통을 한 묶음으로 설계해 ‘와서 살아볼 만한 청송’을 만들겠습니다.”
△정직과 성실, 그리고 흙에서 배운 정치
그는 특정 인물보다 현장의 농민과 어르신들에게 가장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서리 예보가 뜨면 밤새 물을 끌어 올리고, 비가 퍼부으면 이웃 밭부터 살피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분들께 성실은 생활이고, 약속은 습관이었죠.”
그래서 권 의원의 좌우명은 ‘정직과 성실’이다. “농사는 거짓이 없습니다. 오늘 미룬 한 번의 손질이 한 달 뒤 열매 품질을 바꿉니다. 의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의 하루는 동네 한 바퀴 걷기로 시작한다. 여가 시간에는 직접 텃밭을 가꾼다. 상추, 부추, 토마토, 가지, 고추를 심고, 남은 채소는 이웃과 나눈다.
“흙을 만지면 마음이 단순해집니다. 작은 나눔이 동네 인사를 만들고, 민원 현장에서도 마음을 여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의정의 본질은 군민의 신뢰입니다.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며, 결과로 증명하는 의회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권태준 의원은 말보다 실천을 앞세우는 ‘현장형’ 정치인이다. 그의 장화에는 늘 흙이 묻어 있다. 그리고 그 흙의 무게만큼, 청송의 내일을 향한 진심이 단단히 배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