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의존도 높은 배지 원료·공정 기술 국산화 목표…바이오 소부장 생태계 기반 마련
영남대·기업·지자체 연계해 R&D·인력양성 강화…“지역 중심 바이오 허브로 도약”

▲ 18일 의성군청 영상회의실에서 앞줄 왼쪽부터 윤형호 티리보스 대표, 강기용 케이셀바이오사이언스 대표, 류오 순 TOB GROUP 회장, 김주수 의성군수, 김경남 마이크로디지탈 대표, 최인호 영남대 세포배양연구소 소장을 비롯한 참여 기관 관계자들이 세포배양 배지산업 육성 업무협약서를 들고 국산화 추진 의지를 밝히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의성군
▲ 18일 의성군청 영상회의실에서 앞줄 왼쪽부터 윤형호 티리보스 대표, 강기용 케이셀바이오사이언스 대표, 류오 순 TOB GROUP 회장, 김주수 의성군수, 김경남 마이크로디지탈 대표, 최인호 영남대 세포배양연구소 소장을 비롯한 참여 기관 관계자들이 세포배양 배지산업 육성 업무협약서를 들고 국산화 추진 의지를 밝히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의성군

국내 바이오산업의 핵심 기반 중 하나인 세포배양 배지 분야에서 해외 의존을 줄이기 위한 지자체 주도형 협력 모델이 의성에서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산업 기반과 인력양성 체계를 동시에 구축하는 중장기 전략이 추진되면서, 지역 중심의 바이오 소부장 생태계가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의성군(군수 김주수)은 18일 영남대학교 세포배양연구소, ㈜케이셀바이오사이언스, ㈜마이크로디지탈, ㈜티리보스와 세포배양 배지 산업 육성을 위한 5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지난해 의성군·영남대·마이크로디지탈·티리보스로 구성됐던 협력 구조에 전문 배지 제조기업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산업 전주기를 연계하는 기반이 마련됐다.

협력 확대의 배경에는 국내 배지 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현재 세포배양 배지 시장은 완제품과 핵심 고순도 원료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무혈청(Serum-Free) 배지, 화학적으로 정의된(Chemically Defined) 배지에 필요한 성장인자·재조합 단백질 등 고가 원료는 정밀 화학기술의 진입장벽이 높아 사실상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이런 맥락에서 협약의 핵심 목표를 ‘공정 기술·원료 국산화’로 설정한 것은 산업 안정성 확보를 위한 필연적 흐름으로 해석된다.

새롭게 참여한 케이셀바이오사이언스는 분말형 세포배양 배지 제조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대한민국 산업대상 퍼스트 클래스 대상을 2년 연속 수상하는 등 기술 개발 및 상용화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강기용 대표는 “의성군과 영남대학교, 참여 기업과 함께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국산화에 기여하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의성군은 이번 협약이 단기 성과보다는 산업 기반을 구축하는 중장기 전략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협약 직후 즉각적인 변화는 어렵다는 점도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협약은 첫 단계이며 가시적 성과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 생태계와 인력양성 체계가 단계적으로 구축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협약 기관들은 △배지 원료·공정 기술 국산화 △공동 연구개발(R&D) △대체 기술 확보 △전문 인력양성 과정 운영 등을 공동 추진한다.

의성군은 경북 세포배양산업 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연구 장비 공동 활용, 시제품 검증, 기술사업화 프로그램 등을 연계하여 지역 산업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역 인력양성은 영남대와 협력해 추진하는 ‘K-U시티 프로젝트’가 핵심 역할을 맡는다.

학생과 재직자는 연구실 순환 스테이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연구실을 경험하며 최신 기술을 학습하고 실험 역량을 강화하게 된다.

또한 전문 GMP 시설을 활용한 실무 교육을 병행해 현장 중심의 전문성을 높일 방침이다.

의성군은 이를 바탕으로 산·학·연을 연계한 인력양성 체계를 지역에 정착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번 협약은 영남대학교 세포배양연구소의 최인호 소장이 전체 기획과 조율을 맡아 완성도를 높였다.

최 소장은 “산·학·연이 함께 추진하는 이번 협약은 기술개발을 넘어 인력양성과 산업 생태계 조성까지 아우르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이번 업무협약은 국내 세포배양 배지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바이오 소부장 국산화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의성군은 지역이 중심이 되는 국가 바이오산업 허브 구축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jhass80@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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