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가을, 천년고도 경주가 다시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아시아·태평양 21개국 정상들이 모여 ‘포용적 성장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한 APEC정상회의가 열린 것이다. 이번 회의는 외교 행사를 넘어 인류의 내일을 위한 약속의 장(場)이었다. 그리고 그 약속의 주체는 바로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이다.
첫째, 경주 APEC은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발전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웠다. 기후변화는 이제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이다. 각국 정상들은 탄소중립 실천, 녹색기술 개발,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 이는 청소년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환경문제는 어른들만의 과제가 아니라, 미래세대가 직접 나서야 할 숙제라는 것이다. 작은 일상의 실천에서부터 과학과 기술을 활용한 창의적 해법까지, 환경을 지키는 일은 이제 청소년의 새로운 책임이 되었다.
둘째, 이번 회의는 디지털 전환과 기술 포용의 과제를 강조했다. 인공지능과 데이터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는 시대에 기술 격차는 곧 사회적 불평등으로 이어진다. APEC은 회원국들이 디지털 역량 교육과 AI윤리를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미래의 청소년들은 단순히 기술을 소비하는 세대가 아니라, 기술의 사회적 영향과 윤리를 함께 고민하는 디지털 시민으로 성장해야 한다. 지역사회 또한 이러한 교육의 기반을 만들어 가야 한다.
셋째, 경주 APEC은 문화의 힘을 새삼 일깨워 주었다. 신라 천년의 수도이자 세계유산의 도시인 경주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세계 정상들이 이곳에서 머리를 맞댄 것은, 문화가 외교의 언어이자 미래의 자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청소년들에게도 자신이 속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이를 세계 속에서 발전시키려는 자긍심이 필요하다.
결국 경주 APEC이 남긴 진정한 유산은 화려한 선언문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고민하고 행동하려는 청소년들의 깨어있는 의식이다. 교육은 그들의 비전을 길러주는 발판이 되어야 한다. 학교와 지역사회, 가정이 협력하여 환경·기술·문화의 조화를 이루는 시민을 길러야 한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진보는 타인의 시혜가 아닌 스스로의 각성과 노력으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천년 역사를 품은 경주에서 열린 APEC이 남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미래를 바꾸는 힘은 깨어있는 청소년의 생각과 행동에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