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인머스캣 가격 폭락으로 경북지역 포도 농가가 탄식에 빠져 있다. 과잉 생산으로 농가들이 파산 지경에 이르도록 농림축산식품부 등 농정 당국은 무얼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농정 당국과 지자체 등 관련 기관이 모두 나서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장단기 대책을 수립해서 안정적인 포도 생산과 수익이 보장되게 해야 한다. 단기 판촉이나 축제 중심의 대응으로는 구조적 공급 과잉을 견딜 수 없다. 과잉 생산을 막기 위한 방안과 함께 해외 수출길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등 국내 시장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샤인머스캣은 한때 고가 과일로 주목받으며 2㎏ 한 상자 가격이 3만~5만 원에 이르렀다. 그러나 재배 면적 급증으로 공급량이 늘면서 가격은 수년째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평균 소매가는 1만1240원으로 평년 대비 55% 이상 떨어졌고 다른 품종보다 저렴한 역전 현상까지 나타났다. 주요 생산지인 경북의 포도 재배면적은 2020년 4853㏊에서 올해 7247㏊로 확대되며 공급 기반을 더 키웠다.
농가의 쏠림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경북의 샤인머스캣 비중은 2022년 54.5%에서 올해 61.6%로 높아졌다. 하지만 내수시장만으로 이 물량을 감당하기는 어렵다. 지자체는 대형마트 연계 판매, 축제 통한 소비 촉진, 동남아 등지로의 수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영천시는 올해만 235t을 판매하고 181.7t, 162만 달러 규모를 수출했다. 그러나 이 역시 근본적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에는 제한적이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품종 편중이 심화된 상황에서 수출 확대와 품종 다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재배 조정, 시장 수급 예측, 생산 정보 제공을 병행해야 한다. 농가가 시장 판단을 스스로 감당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샤인머스캣 가격 하락은 특정 품종의 위기가 아니라 농업 구조 전반의 경고다. 생산·유통·수출이 분리된 체계로는 매년 반복되는 가격 불안정을 피할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수출 기반 확충과 품종 다변화 전략을 제도화해 농가가 지속 가능한 생산 구조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농정 당국은 위기가 반복되지 않도록 농업의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 기자명 경북일보
- 승인 2025.11.19 16:48
- 지면게재일 2025년 11월 20일 목요일
- 지면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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