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 분석 결과 동일…3kg ‘90만 명 투약분·해상 유입 가능성
목선 관리 공백 지적…해경·군·세관 등 대규모 합동 수색 확대

▲ 12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오도1리 해안가에서 마약 의심물질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 12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오도1리 해안가에서 마약 의심물질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포항 해안가에서 최근 세 차례에 걸쳐 발견된 의문의 물체가 모두 마약류 ‘케타민’으로 최종 확인됐다. 관계당국은 발견된 3kg이 약 90만 명의 동시투약 분량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19일 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포항에서는 지난 10월 15일부터 11월 7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해안가에서 마약류 추정 물질이 발견됐다. 첫 번째는 10월 15일 포항시 남구 동해면 임곡리 간이해수욕장에서 녹색 우롱차 봉지에 담긴 1kg, 두 번째는 10월 26일 포항시 북구 청하면 청진리 해안가에서 은색 차봉지에 담긴 1kg, 세 번째는 11월 7일 포항시 북구 청하면 방어리 해안가에서 녹색 우롱차 봉지에 담긴 1kg이었다.

포항해경을 비롯한 관련 기관들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본원과 분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모두 케타민으로 최종 판정됐다.

관계당국은 케타민의 통상 1회 투여량을 0.03g 기준으로 할 때, 이번에 발견된 3kg은 약 9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이 사안은 입건 전 수사 단계에 있으며, 수사당국은 마약류 유입과 관련된 특정 인원을 포함한 수사망을 구축한 상태다.

주목할 점은 이번 마약류 물질들이 해안가로 떠밀려왔지만, 해상에서의 유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차봉지에 포장된 물질은 부력을 띠고 있어 중간 단계에서의 수거 및 유입 가능성도 기관 내외부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어선 등록과 관리 체계의 강화가 요구되고 있지만, 정작 목선에 대해서는 해경이 공식 통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관리감독망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반 어선의 경우 지자체에서 어선 등록을 거쳐 해경에서 위치추적과 입출항 등록 역할을 하는 선박패스(V-PASS) 등록 절차를 밟게 된다.

하지만 목선은 현재 이러한 절차에서 공백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되며, 해경 차원에서도 통계화가 이뤄지지 않아 또 다른 마약류 유입 경로에 대한 우려를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경을 비롯한 유관기관들은 19일 강릉시에서 ‘해양에서의 마약 밀수·밀입국·안보위협 대응 역량 발전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며 대응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포항해경은 지난 12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방어리와 조사리 일대까지 육군 50사단, 포항북부경찰서, 대구본부 세관, 한국해양안전협회, 해양재난구조대(드론수색대) 등 인원 100여 명과 마약탐지견 1마리를 동원해 수색 작업을 실시했다.

이달 말에는 포항시 남구 해안가 일대를 중심으로 해병대 1사단 등을 추가해 추가 수색에 나서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해경 관계자는 “목선에 대한 통계 확보가 현재 어려운 실정”이라며 “협의 등을 통해 관리감독을 강화하도록 하겠다. 마약류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영우 기자
황영우 기자 hyw@kyongbuk.com

포항 북구지역, 노동, 세관, 해수청, 사회단체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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