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배움·체험 결합한 프로그램 큰 호응…외지 방문 40%로 지역문화 확산 효과 확인
칠곡군 “민간 주도 축제 지속 지원…지역 문화자산으로 성장시킬 것”
지난 15~16일 칠곡군 왜관 소공원과 구 왜관터널 일대가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생활예술 단체 ‘놀배즐’(대표 서정은)이 공모사업을 통해 마련한 가족 축제 ‘가족놀장’에 이틀 동안 3000 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리면서다.
사전 예약자만 600명을 넘겨 행사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행사장을 찾은 주민 김모(39) 씨는 “주말에 아이들과 갈 만한 곳이 많지 않은데 이런 행사가 생겨서 정말 반가웠다”며 “예상보다 프로그램이 다양해 오래 머물렀다”고 했다.
지역에선 흔치 않은 ‘생활예술 기반 가족 축제’라는 점에서 지역민의 호응뿐 아니라 외지인의 발길도 이어졌다.
사전 예약자의 40%가 칠곡 외 지역에서 온 방문객이었다.
‘가족놀장’은 이름처럼 ‘놀고·배우고·즐기는’ 세 요소를 자연스럽게 잇는 방식으로 기획됐다.
놀배즐은 칠곡군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생활예술 단체로, 예술을 일상 속에서 즐기는 문화를 확산하는 데 초점을 둔다.
서정은 대표는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문화를 지역 일상 속에 뿌리내리고 싶었다”며 “아이·부모·지역 예술가가 한 공간에서 서로 배우고 어울리는 방식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행사는 공간별로 △놀장 △배울장 △즐길장으로 나눠 진행됐다.
놀장에는 가족 미니 운동회, 농구, 보드게임 등 온 세대가 함께 뛰고 웃는 프로그램을 배치했다.
배울장에는 지역 생활예술가들이 그림·공예·창작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칠곡의 생활예술을 소개했다.
즐길장에는 친환경 콘셉트의 설치물과 체험 콘텐츠가 마련돼 아이들의 발길을 한동안 붙잡았다.
정모(45) 씨는 “구 왜관터널이라는 공간이 색다르게 보였다”며 “아이들과 체험을 즐기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는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의 공모사업 선정으로 운영 예산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기획됐다.
민간 단체가 주도해 생활예술 기반의 가족 축제를 만든 사례로, 지역 문화생태계 확장 측면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행정 의존도가 높았던 기존 지역 축제들과 달리, 민간 단체가 독자적 기획으로 콘텐츠를 구성하고 행정은 이를 지원하는 방식이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지역의 문화는 행정은 물론 주민, 예술가, 민간단체가 함께할 때 비로소 생명력을 가진다”며 “이번 성과는 칠곡 문화의 잠재력을 보여준 의미 있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추진 중인 ‘생활예술 기반 지역 콘텐츠’와도 맞물려, 이번 사례는 칠곡군의 새로운 문화 자산이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서정은 대표는 “앞으로도 공모사업에 꾸준히 도전해 칠곡을 알리고 의미 있는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행사를 치른 지 며칠이 지났지만, 왜관 소공원과 구 왜관터널 일대에는 “내년에는 더 크게 해달라”는 지역 주민들의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