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학·연구기관 연계해 444명 청년 일자리 창출…참여 기업 64.8% “매출 증가”
KPI 관리·앵커기업 부족 등 개선과제 남아…“지속 성장 가능한 지역 산업 생태계 구축이 관건”

▲ 안동시는 2026년을 농식품(A)·바이오(B)·문화관광(C) 산업 중심의 ‘ABC 산업 재도약의 해’로 선포하며 체계 개편에 나선다.
▲ 안동시는 2026년을 농식품(A)·바이오(B)·문화관광(C) 산업 중심의 ‘ABC 산업 재도약의 해’로 선포하며 체계 개편에 나선다.

지난 4년간 안동시가 추진한 ‘안동형 일자리사업’이 지역 산업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기업 성장을 뒷받침하고 청년 인재를 지역에 유입하려는 시도의 첫 결실이 나타난 가운데, 시는 2026년을 농식품(A)·바이오(B)·문화관광(C) 산업 중심의 ‘ABC 산업 재도약의 해’로 선포하며 체계 개편에 나선다.

안동형 일자리사업은 지자체·대학·기업·연구기관이 협업해 기업지원, 창업지원, R&BD, 인재양성, 인턴십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 운영하는 지역 기반 일자리 모델이다.

지난 4년 동안 384개 기업, 30개 창업기업을 지원했고 전문인력 927명, 인턴십 참여자 204명을 배출했다. 이를 통해 총 444명의 청년 일자리가 창출됐으며, 지식재산권 88건, 기업 유치 12개사 등 기술 성과도 뒤따랐다.

사업 실효성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도 긍정적이다. 참여 기업의 64.8%가 매출이 증가했다고 답했으며, 79.1%는 고용을 유지하거나 확대했다고 응답했다.

안동시가 단순 지원금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대학-연구기관’의 연계 시스템을 구축한 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 중소기업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연구개발이나 전문 인력 확보가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이제는 대학과 연계해 기술 검증까지 가능해졌다”며 “지원사업이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지면서 체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재 양성 분야도 일정한 성과를 냈다. 2021~2024년 관리 기간 참여자 320명 중 설문 응답자 120명 기준,

△문화·관광 분야 취·창업 17명 △대학연계교육 기반 취·창업 5명 △자격증 취득 32건 △고교연계 교육 진학률 33%가 확인됐다.

무응답자를 포함하면 실제 성과는 더 높을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청년 인턴은 “서울로 나가야만 직업 선택 폭이 넓다고 생각했는데, 안동에서도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며 “지역에 남아 커리어를 설계할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 전반의 성과가 확인된 만큼 개선 과제도 드러났다. 올해 진단평가에서는 △사업별 KPI(핵심지표) 관리 체계 미흡 △지속 성장 견인할 ‘앵커기업’ 부족 △대학·기업 간 네트워크 편차 등이 지적됐다.

지역 산업 구조가 상대적으로 영세하고, 제조업 기반이 약해 민간투자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사업 지속성 확보의 걸림돌로 꼽힌다.

한 경제 전문가는 “지역형 일자리사업의 성패는 궁극적으로 민간 주도 구조로 넘어가야 지속 가능하다”며 “지자체 지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안동시는 내년을 사업 강화기의 마지막 해로 설정하고, 전체 구조를 ABC 산업 중심으로 재편해 고도화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R&BD 투자 확대 △창업지원 체계 세분화 △사회적기업 지원 신설 △인턴십·현장실습 확대 등을 추진한다.

안동시는 관련 부서·대학·기업·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정례화하고, KPI를 중·장기 지표로 확장해 체계적 검증을 강화할 계획이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안동형 일자리사업은 지난 4년 동안 기업과 청년 모두에게 실질적 성장 기회를 제공했다”며 “ABC 산업 중심의 재도약을 통해 기업이 지속 성장하고 청년이 지역에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환경을 확고하게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사업 성과가 분명하다면서도, 앞으로는 지역 산업 생태계 자체를 강화하는 ‘구조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원이 끊기면 흐름이 멈추는 구조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안동형 일자리사업이 ‘단기 성과’에서 ‘지속적 성장모델’로 발전할 수 있을지, 2026년 ABC 산업 재편은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오종명 기자
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안동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