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경남 밀양시 교동 오연정(鼇淵亭) 마당에 자리한 수령 450년 은행나무가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을의 끝자락을 알리고 있다.
떨어진 은행잎은 마치 잃어버린 세월의 조각처럼 마당을 채우고, 정자는 오늘도 그 위를 소리 없이 덮는 가을을 받아 적는다.
오연정은 조선 명종 때 문신 손영제(1521~1588)가 고향으로 돌아와 밀양강이 내려다보는 추화산 기슭에 지은 별장형 정자다.
오연(鼇淵)은 “나라의 인재를 떠받친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후손들이 다시 중건했으며 경상남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된 전통 고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