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경희 청송군수
▲ 윤경희 청송군수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시인 이육사의 시 ‘청포도’에는 고향을 향한 그리움과 함께,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기다림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청송에도 이와 같은 상징이 있다. 바로 ‘사과’다. 사과 수확이 마무리되는 늦가을, 청송은 한 해의 결실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올해 봄, 청송은 대형 산불이라는 큰 시련을 겪었다. 울창한 산림과 생활 터전이 순식간에 잿빛으로 변했고 지역사회는 깊은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군민과 공직자가 함께 복구에 나서며 청송은 다시 제 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공동체의 힘이 위기 속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 순간이었다.

이러한 회복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 지난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열린 제19회 청송사과축제다. ‘청송~ 다시 푸르게, 다시 붉게’를 주제로 열린 이번 축제에는 약 50만 명이 현장을 찾았고, 온라인 방문객 320만 명을 포함해 총 370만 명이 함께했다. 축제장 사과판매장에서만 약 10억 원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으며, 주왕산~축제장 인근 30여 개 사과 판매점에서도 약 8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적으로 약 18억 원 규모의 판매고를 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축제장 인근 상가·숙박업소·음식점 등에도 활기가 돌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효과를 종합하면 직접 경제효과 약 300억 원, 간접 경제유발 효과는 6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단순한 흥행을 넘어 이번 축제가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산불 피해 이후 청송이 군민의 힘으로 회복하며 다시 활력을 되찾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시련을 견뎌낸 사과밭이 다시 붉게 물들기까지는 군민의 땀과 의지, 그리고 흔들림 없는 노력이 있었다.

청송군은 이번 축제를 계기로 사과산업의 과학화, 관광산업의 특색화, 지역경제 기반 강화 등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농업·관광·경제가 조화를 이루는 구조를 구축해 청송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이번 축제는 청송의 회복과 재도약을 보여준 자리이자, 지역을 찾은 관광객들의 발걸음과 군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값진 성과다. 이 글을 통해 군민 여러분과 청송을 찾아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지금 청송은 다시 푸르고, 다시 붉게 새로운 도약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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