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문화행사·체험 프로그램로 ‘목적지화’ 추진
“철도 기반 체류형 관광 확대…영덕 관광 회복 기폭제 기대”
영덕 고래불역을 중심으로 한 경북 철도관광 활성화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23일 경북도에 따르면 동해중부선 개통 효과를 지역 관광으로 확장하고, 지난 3월 산불 피해를 입은 영덕 지역의 회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고래불역을 무인역 관광 시범 거점으로 선정했다.
철도 기반 이동 수요에 지역의 자연·문화 자원을 결합해 체류형 관광 모델을 만드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 방향이다.
동해중부선은 지난 1월 개통 이후 강원권과 비교해 이용객 증가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덕~울진 구간의 대부분 역이 무인역으로 운영되며 역이 관광 목적지가 아닌 경유지 기능에 머물렀고 이로 인해 철도관광 수요 확대에도 한계가 있었다.
도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래불역에 지역의 정체성을 반영한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도입하고 역 자체를 관광 콘텐츠화하는 전략을 마련했다. 고래 이름의 유래·해안경관·역사적 배경을 재구성해 철도여행의 경험에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관광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무인역 관광 시범 거점을 위한 본행사는 다음달 5일 열린다. 앞서 지난 22일과 29일 두 차례 사전 문화행사를 통해 분위기를 높인다. 22일에는 팝페라 중심의 작은 음악회를 29일에는 허먼 멜빌의 ‘모비딕’을 주제로 한 북콘서트를 개최한다. 두 행사는 고래불역의 이미지와 철도여행의 감성을 결합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며 지역 관광객의 관심을 유도하고 고래불역 브랜드 노출을 확대하는 역할을 맡는다.
본행사에서는 고래불역 관광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이 진행된다. 이어 배우 송지효와 고래 사진작가 장남원이 고래불 홍보대사로 위촉되며 고래불 해수욕장에서의 플로깅 캠페인, ‘목은 이색 김밥’ 및 ‘고래 주먹밥’ 만들기 등 참여형 체험행사가 운영된다. ‘목은 김밥’은 고려 말 목은 이색이 상대산 관어대에서 고래가 뛰는 모습을 보고 ‘고래불’이라 명명한 데서 착안한 지역 특화 콘텐츠다.
경북도는 이번 시범사업이 가진 기대효과에 대해 우선 무인역의 한계를 지역 특화 콘텐츠로 보완해 역 자체를 ‘목적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철도 이용객 유입이 증가하면 인근 상권과 숙박·식음업종의 체류 수요 확대가 연계되고 지역경제 전반에 직접적인 파급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또 산불 피해 이후 인지도 하락을 겪은 영덕 관광 이미지를 회복하고 고래불 해안 관광지와 철도여행을 결합한 새로운 여행 루트를 형성해 재방문율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스토리텔링 기반 철도관광 모델을 구축하면 향후 울진·포항 등 인근 무인역으로 확대 적용할 수 있어 동해중부선 전체를 하나의 관광축으로 발전시키는 장기적 기반이 마련된다. 이를 통해 철도 이동 중심의 친환경 관광을 확산하고 지역 간 이동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개선해 동해안권 관광격차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병곤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이번 사업은 무인역의 구조적 제약을 지역특화 콘텐츠로 극복하고 동해중부선 개통 효과를 지역경제와 연결하기 위한 첫 단계”라며 “고래불역을 시범거점으로 삼아 철도 기반 체류형 관광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