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레일온도 상승 두드러져…경부선·경부고속선 2050년 이후 위험도 급격 확대
완화 시나리오 적용 시 운행 차질 최소…“온실가스 감축이 근본 해법”
기후변화 대응에 미흡할 경우 기온 상승으로 열차 운행에 차질이 생기는 날이 급증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국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권역은 영남권으로, 특히 대구를 중심으로 한 경부선과 경부고속선 구간에서 영향이 두드러졌다.
23일 ‘기후변화가 철도 운영에 미치는 영향: SSP 시나리오 기반 레일 온도·운행 빈도에 따른 공간적 리스크 평가’ 논문에 따르면, ‘공통사회경제경로(SSP) 5-8.5 시나리오’를 적용할 시 기차의 비정상 운행 일수와 운행 중단 일수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SSP 5-8.5 시나리오’는 고탄소 시나리오로, 현재 수준과 유사하게 온실가스 배출을 지속해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시나리오 뜻한다.
해당 시나리오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현재 420ppm대에서 2100년대 1089ppm으로 증가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레일 온도가 55도 이상인 날은 ‘비정상 운행일’, 64도 이상인 날을 ‘운행 중단일’로 분류되며, 대상 노선은 경부고속선과 수서평택고속선, 호남고속선을 포함해 47개다.
분석 결과 SSP585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비정상 운행일은 2050년부터 급증했다.
이번 세기 후반기(2080∼2100년)에 들어서는 연간 50일이 넘는 해가 빈번했고, 2090년에는 최대 87일을 기록했다. 운행 중단일은 2060년부터 지속해서 늘어 일부 해에는 20일이 넘기도 했다.
노선별로는 경부선과 경부고속선이 약 28일로 가장 많았고, 대구선(약 27일), 중앙선(약 24일), 전라선(약 23일) 등이 뒤를 이었다.
구간별로 비정상 운행일수가 가장 높게 나타난 구간은 대구를 중심으로, 인접한 김천, 구미, 칠곡, 경산, 영천 등에 걸쳐 분포하고 있었다.
경부고속선 ‘신동분기∼동대구’(28.64일), 경부선 ‘대구∼동대구’(28.53일), 경부고속선 ‘동대구∼신경주분기’(27.01일), 대구선 ‘가천∼금강’(26.68일), ‘하양∼금호’(26.64일) 등으로 나타났다.
해당 노선들은 주로 내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는데, 이는 해당 지역의 기온 상승 폭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과도 일치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운행 횟수를 고려한 구간별 분석 결과, 운영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는 수도권에 집중됐다.
비정상 운행되는 열차 편수를 현재 운행 횟수를 토대로 분석해보니 경부선 ‘신길∼영등포’ 구간이 연평균 9733.05편, 경부선 ‘대방∼신길’(9713.70편), ‘영등포∼신도림’(9675편), ‘용산∼노량진’(8939편) 순이다.
수도권 구간의 경우 일반열차와 수도권 전철이 혼용 운행되며, 지방과 서울을 연결하는 주요 열차 대부분이 해당 구간을 경유한다. 이에 운행 제한이 실제로 발생할 경우 철도 시스템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측됐다.
앞서 비정상 운행일수를 보였던 경부고속선 ‘신동분기∼동대구(4410편)’, 경부선 ‘대구∼동대구(2167편)’의 경우 위험도가 높지만, 대구선 가천∼금강(613편), 하양∼금호(612편) 구간은 시스템 전체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됐다.
해결책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것으로 진단됐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이루는 SSP1-2.6 시나리오를 적용했을 때는 비정상 운행일은 2100년까지 0∼31일 범위에서 변동하며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지 않았고, 열차 중단 일은 0∼2일에 머물며 매우 미미한 증가세를 보였다.
노선별 연평균 비정상 운행 일도 대부분 노선에서 5일 이하였으며 가장 많은 노선도 7.94일(경부선)에 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