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달 오조작 사고 잇따라 ‘불안’…대구 등 7개 시 65세 이상 730명에 방지장치 무상 보급
시속 15㎞↓ 급가속 71건 모두 장치가 차단…“고령층 안전운전 효과 기대”

▲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가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를 설치하는 모습. 공단 제공
▲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가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를 설치하는 모습. 공단 제공

전국 7개 특·광역시 가운데 대구가 고령 운전자 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교통안전공단(이하 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구 전체 운전자 수 160만2105명 중 만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수는 23만7371명(15.4%)이다.

이는 7개 특·광역시 중 부산(16.6%)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부산의 경우 전체 운전자 203만1713명 가운데 고령층은 33만8134명으로 16.6%를 차지했다.

이외에 서울(14.9%), 울산(13.6%), 대전(13.5%), 인천(13.0%), 광주(12.8%) 순이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해당 비율도 해마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최근 고령층의 페달 오조작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 인천에서 70대 남성이 승용차를 몰다 인도로 돌진해 30대 여성과 2살 딸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해당 사고 원인으로 페달 오조작을 추정하고 있다.

앞서 경기 부천에서도 60대 남성 A씨가 몰던 트럭이 제일시장 내 상가로 돌진해 4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67세 시장 상인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페달 조작에 의한 실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고가 잇따르자 관계기관은 고령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사고를 예방하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무상 보급에 나선다.

공단과 경찰청, 손해보험협회는 다음 달 1일부터 대구, 부산 등 7개 광역시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730명을 대상으로 2차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신청 희망자는 다음 달 19일까지 신청서와 운전면허증, 차량 등록증 등을 지참해 인근 지역본부로 우편 또는 방문 접수하면 된다.

신청서는 공단 누리집, 가까운 경찰서나 공단 지역본부 등에서 받을 수 있다.

앞서 공단은 경북과 충북, 충남, 전북, 전남 등에서 ‘고령 운전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지원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들 기관이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고령 운전자 141명을 대상으로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분석한 결과, ‘비정상적 가속’으로 인한 페달 오조작 의심 건수는 71회로 집계됐다.

‘비정상적 가속’은 시속 15㎞ 이하 주행 중 가속 페달을 80% 이상 밟거나 주행 중 급가속으로 4500rpm(분당 엔진 회전수)에 도달한 때를 말한다.

의심 건수 모두 장치가 페달을 제어하면서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

해당 장치는 페달 오조작 시 빨간불과 함께 소리로 신호를 주며 가속을 제어한다.

정용진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이번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확대 보급으로 고령 운전자의 안전 운전을 돕고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안전을 지킬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이유경 기자
이유경 기자 ly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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