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일보

202. 어항 속 물고기

"우리회사 부장님은 자기 생각만 말하고 다른 사람 말은 듣지도 않아서 소통이 안 돼."

호수에 어항을 통째로 넣어 두면 그 물고기는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여긴 어디?"

눈앞에 다른 물고기들이 헤엄치지만 나가는 문을 찾지 못해 바라만 본다.

"♬ ♪ ?"

물고기는 낯선 환경에 놓이면 움직이지 않거나 익숙한 자리에서 벗어 나지 않는다.

"주변을 파악해야 하니까요."

그 후, 넓은 호수가 눈앞에 있어도 스스로 갇혀 그 경계를 넘지 못하고 만다.

"그래, 딴 곳에 갈 필요가 없잖아. 그냥 여기서 죽치고 살면 되지 뭐."

"어쩌면 오늘날 우리도 휴대폰이라는 어항 속에 갇혀 살고 있는 지도 몰라."

"그러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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