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그림·보석십자수·자작시 등 다채로운 작품
여러 기관 협력해 ‘장애예술 플랫폼’ 구축
“보호 아닌 창조적 자산…자존감·관계 회복 효과”

▲ 사회복지법인 지인 담쟁이장애인이용센터가 20일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전시실에서 발달장애인 작품전시회를 개최했다. 관람객들이 다양한 발달장애인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곽성일 기자
▲ 사회복지법인 지인 담쟁이장애인이용센터가 20일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전시실에서 발달장애인 작품전시회를 개최했다. 관람객들이 다양한 발달장애인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곽성일 기자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전시실에는 지난 20일 오후, 발달장애인 작가들이 빚어낸 색과 선, 촉감이 어우러진 작품들이 조용한 긴장과 따뜻한 호기심 속에 관람객을 맞이했다.

지역 사회복지법인 지인(대표이사 강기봉) 산하 담쟁이장애인이용센터가 마련한 이번 전시회는 단순한 작품 발표회를 넘어, 발달장애인의 표현 능력과 예술적 재능이 지역사회와 만나는 통로로 자리매김했다.

전시장에는 합동그림, 보석십자수, 자작시, 퍼즐, 해바리움, 종이공예 등 다양한 작품이 놓였고, 작품 앞에 선 관람객들은 제작 과정을 떠올리듯 작품을 오래 들여다봤다.

▲ 사회복지법인 지인 담쟁이장애인이용센터가 20일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전시실에서 발달장애인 작품전시회를 개최했다. 관람객들이 다양한 발달장애인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 사회복지법인 지인 담쟁이장애인이용센터가 20일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전시실에서 발달장애인 작품전시회를 개최했다. 관람객들이 다양한 발달장애인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전시장을 찾은 한 보호자는 “이렇게 깊은 표현을 하고 있었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며 “지역이 발달장애인의 재능을 볼 기회를 더 많이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담쟁이장애인이용센터 김순영 사회복지사는 “이번 전시회는 발달장애인들이 마음속에 품고 있던 표현력을 마음껏 펼쳐 보인 자리”라며 “지역사회가 함께해주었기에 가능한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함께 참여한 지역 장애인복지시설 작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도움터기쁨의집, 미소단기보호센터, 한국장애인부모회 포항시지부, 포항단기보호시설 등 여러 기관이 힘을 보태면서 전시는 ‘협력형 장애예술 플랫폼’의 면모를 갖췄다.

전문가들은 장애인의 예술 활동이 자기표현 능력 향상뿐 아니라 사회적 고립을 줄이고,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관계 회복’ 효과를 만든다고 설명한다.

전시장을 찾은 포항대학교 사회복지과 김상기 과대표는 “작품을 보며 놀라움과 감동을 동시에 느꼈다”며 “장애에 대한 관심이 전시회를 계기로 더욱 깊어질 것 같다”고 밝혔다.

지역 사회복지계에서는 이번 행사가 발달장애인의 문화 참여 권리를 제도적으로 확장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예술 기반의 사회참여 프로그램이 늘수록 보호자에게 집중된 평생 돌봄 부담도 일정 부분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사회복지법인 지인 담쟁이장애인이용센터가 20일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전시실에서 발달장애인 작품전시회를 개최했다.
▲ 사회복지법인 지인 담쟁이장애인이용센터가 20일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전시실에서 발달장애인 작품전시회를 개최했다.

담쟁이장애인이용센터는 전시회를 계기로 발달장애인 당사자·보호자·사회복지사가 함께 참여하는 소통 창구를 넓힌다는 계획을 내놨다. 관계자는 “예술 활동은 당사자들의 자존감과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지역사회 안에서 발달장애인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는 발달장애인의 재능을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지역의 창조적 자산’으로 바라보게 한 자리였다. 현장에서 확인된 가능성이 향후 프로그램 확대와 제도적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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