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하생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공연…전통예술의 ‘함께 만드는 경험’ 강조
지역에서 자라난 예술이 다시 지역무대로 돌아오는 순환 생태계 사례로 주목

▲ 스승과 제자가 함께 만든 시간을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가야금병창 연주자 김현정의 독주회 ‘가락인연’이 오는 28일 칠곡향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 스승과 제자가 함께 만든 시간을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가야금병창 연주자 김현정의 독주회 ‘가락인연’이 오는 28일 칠곡향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가야금 가락으로 맺어진 인연, 그 소리의 여정이 칠곡에서 피어난다.”

스승과 제자가 함께 만든 시간을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가야금병창 연주자 김현정의 독주회 ‘가락인연’이 오는 28일 칠곡향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전통예술 교육 현장에서 함께 자라온 사람들이 공연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순간이다.

김현정 교수에게 이번 무대는 단순한 정기 공연이 아니다.

그는 ‘가락인연’이라는 제목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시간 함께해 온 사람들과의 따뜻한 이야기를 노래로 전하는 무대입니다. 가야금은 악기가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소리로 이어지고 마음으로 맺어진 인연을 관객과 나누고 싶습니다.”

김 교수는 수년간 칠곡문화원에서 가야금을 지도하며 많은 문하생들과 음악을 통해 관계를 쌓아 왔다.

학생들에게 단순 연주를 넘어 ‘함께 숨 쉬고 존재를 나누는 ‘공동의 시간’이 가야금 교육의 본질이었다고 말한다.

“누군가의 일상을 위로할 수 있는 음악, 서로의 삶을 듣고 함께 숨 쉬는 음악… 그것이 전통예술의 힘입니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문하생들이 스승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는 점이다.

문하생 A씨는 “가야금이 자신에게 삶을 버티게 한 힘이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역에서 예술 교육을 지속한다는 의미를 강조했다.

“예술은 한 사람의 재능이 아니라 한 지역의 힘입니다. 지역에서 배우고 자라난 예술이 다시 지역 무대로 돌아오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지역 문화 관계자들도 이번 공연이 ‘예술 생태계 순환’의 긍정적 사례라고 평가한다.

공교육이나 전문 예술기관이 아닌 지역 문화원이라는 생활문화 기반에서 실제 공연이 만들어졌다는 점이 높게 평가된다.

김 교수는 전통예술의 미래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오래된 소리를 그대로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늘의 삶을 담아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전통이 이어지는 방식은 ‘함께 만드는 경험’ 속에서 살아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도 전통·창작의 융합 공연과 지역민 참여 프로그램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야금의 음률이 단순한 연주를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이야기의 힘으로 확장되고 있다.

칠곡에서 시작된 작은 인연이 어떤 새로운 울림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인다.
 

박태정 기자
박태정 기자 ahtyn@kyongbuk.com

칠곡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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