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의존 탈피 위해 바이오·수소·이차전지 대규모 편성…생활·복지·교통 인프라 전방위 강화
“산업 전환기 대비한 미래 투자”…2026년도 본예산안 내달 19일 최종 확정 예정
포항시가 내년도 본예산안을 3조 880억 원 규모로 편성하며 처음으로 3조 원대를 넘어섰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는 산업 전환기 대응과 민생 안정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재정을 적극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철강 중심 산업구조의 변화를 대비하고, 첨단 신성장 산업 기반을 확충하는 데 역대급 규모의 예산을 투입한 점이 눈에 띈다.
포항시는 21일 내년도 본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전체 규모는 올해보다 1,980억 원(6.9%) 증가한 3조 880억 원이다. 일반회계는 2조 7,180억 원으로 1,740억 원(6.8%) 늘었고, 특별회계는 3,700억 원으로 240억 원(6.9%) 증가했다. 금리 인하와 정부 확장 재정 기조 속에서 시의 자체 재원(1.8%↑)과 국‧도비 보조금(2.5%↑)이 모두 확대된 것도 예산 증가에 힘을 보탰다.
핵심 투자 분야는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첨단 산업 전환’이다. 시는 △그린바이오 벤처 캠퍼스 조성 167억 원 △첨단제조혁신 테스트베드 및 민관협동 디지털 혁신 Tech-Hub 구축 250억 원 △수소도시·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 287억 원 △LFP 기반 이차전지 재활용 생태계 구축 63억 원 △바이오·해양·북극항로 개척 등 글로벌 전략 산업 134억 원 등을 편성했다. 지역 관계자는 “철강 의존도가 높은 포항의 산업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한 장기 투자”라고 설명했다.
지역 균형발전과 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한 기반 투자도 대폭 확대됐다. 시는 △중소기업 지원 및 투자 촉진 171억 원 △산업단지 조성·고도화 302억 원 △포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 건립 480억 원 △지역혁신 중심 대학(RISE) 기반 강화 118억 원 등을 편성했다. 국지도 20호선과 양학동~흥해 구간 도로 등 주요 교통망 확충에는 567억 원을 투입해 도시 동·서·남·북축의 이동 편의를 높일 계획이다. 도시숲·녹지공간 288억 원, 농어촌 활성화·연안 정비 330억 원 등 생활환경 개선 예산도 포함됐다.
민생경제 회복과 복지 안전망 강화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시는 △소상공인 금융·활성화 지원 166억 원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 205억 원 △청년 일자리·주거 공간 지원 153억 원 △고용 창출·직업훈련 143억 원 △농어업인 소득 안정·생산성 향상 621억 원을 반영했다. 전 생애 주기 복지에는 기초연금·출산장려금·기초생활보장 등을 포함해 총 5,627억 원을 편성했으며, 소아응급·예방접종·전문 화상 치료 등 지역보건 대응체계에는 148억 원을 투입한다. 자연재해 대비와 노후하수관로 정비 등 안전 인프라에는 636억 원이 배정됐다.
시민의 문화·여가 인프라 확충을 위한 투자도 이어진다. △파크골프장 조성 및 생활체육 인프라 203억 원 △포항시립박물관 건립 20억 원 △포항시립미술관 제2관 58억 원 △환동해 호국역사문화관 53억 원 △포항 공동체복합시설 102억 원 △시청자미디어센터·오천읍행정복지센터 복합청사 180억 원 등이 포함됐다. 관광인프라 개선에는 175억 원, MICE 산업 확대에는 29억 원이 반영됐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철강 산업의 혁신과 신성장 산업 기반 확충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겠다”며 “이번 재정 투자가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2026년도 본예산안은 내달 1일부터 열리는 제327회 포항시의회 정례회 심의를 거쳐 12월 19일 최종확정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