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렬 대구대학교 교수·‘잘나가는 도시의 성공비결’ 저자
▲ 김정렬 대구대학교 교수·‘잘나가는 도시의 성공비결’ 저자

얼마전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영주비전경제연구원,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을 순회하며 신간인 <잘나가는 도시의 성공비결>을 소개할 기회가 있었다. 바쁘신 분들이라 간결하고 입체적인 설명에 주력했다.

내가 동원한 은유는 삼박자의 균형을 중시하는 트릴로지다. 잘나가는 도시란 발전의 구성요소인 양·질·격이 보완관계를 형성하듯이 활력·행복·매력이 조화된 곳이다. 보다 직설적 화법을 동원하면 일자리·유대감·브랜드의 삼중주다.

잘나가는 도시의 성공비결은 구조·제도·행위 방법론에 기반해 트랜드 포착, 공동체 구축, 리더십 구현에 주목했다. 형성·집행·평가에 활용하는 문제해결 수단인 전략기획, 거버넌스, 성과관리의 유용성도 강조했다. 창의적 계획, 안정적 협력, 지속적 환류를 담보하는 핵심적 기제인 것이다. 어렵다는 밭농사에 성공하려면 파종·제초·수확이 필요한 것과 유사한 이치다.

나는 국내외 도시의 성공비결을 포착하려고 도시산책을 애용해 왔다. 자문화기술지 방법처럼 연구자가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실용적 통찰과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다. 글로벌과 로컬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사례비교도 중시했다. 베틀의 씨줄과 날줄처럼 산업도시, 문화도시, 건강도시 등 특화도시의 유형별 비교는 물론 영미, 유럽, 아시아 등 특화도시의 권역별 비교를 병행했다. 암스테르담과 바르셀로나, 디트로이트와 포틀랜드 등 상이 사례와 시애틀과 캘거리, 하와이와 타이티 등 유사 사례를 비교하면서 도시발전의 노하우를 축적했다.

잘나가는 도시를 구현한 스토리는 역동적이다. 활력을 제고한 사례는 테크기업이 촉발한 지역경제 활성화나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공공일자리의 확대다. 행복을 증진한 활동은 은둔형 외톨이의 사회참여 유도나 50플러스 세대 맞춤형 평생교육 서비스다. 매력을 충전한 전범은 관광객 증대에 기여한 두바이의 퐁피두센터 유치나 신안의 꽃섬 만들기 브랜딩이다.

출간 간담회의 질의응답도 유익했다. 도시와 지방자치단체의 차이에 관한 질문을 받고 기본으로 돌아갔다. 도시는 산만한 촌락과 대비되는 밀집된 시가지다. 시가지의 인구밀집도는 지방자치단체의 계층을 정하는 기준이다. 하지만 메가시티나 트윈시티 추세에 비추어 도시는 행정계층의 다양성을 포괄하는 탄력적 개념이다. 역으로 프랑스 꼬뮨 공동체와 영국 페리쉬 교구의 전형인 전원도시나 슬로시티는 촌락과 유사하다. 슬로시티의 개념화는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반성이지만 요즘은 개발 바람을 타지 않은 친자연적 공동체를 지칭한다.

글로컬 추세에 대응하려면 어떤 특화도시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이 많았다. 여기에 대한 답변으로 도시의 상황에 맞추어 특화도시의 유형을 혼합하라고 제안했다. 도시발전의 미션과 비전 및 목표를 창출하려면 세계도시와 슬로시티, 테크노폴리스와 애그로폴리탄 등 이분법적 비교도 유용하다. 북유럽의 산골공동체와 동아시아의 가치공동체는 물론 중남미의 부활도시도 학습의 대상이다.

30년의 민선 지방자치 경험을 토대로 우리 도시도 비상해야 한다. 맛집에 이유가 있듯이 잘나가는 도시도 확실한 노하우가 있다는 점에서 벤치마킹의 강화가 필요하다. 시장의 혁신의지를 토대로 미래지향적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세계도시 뉴욕이 차세대 리더십으로 맘다니를 택한 이유도 성찰해야 한다.

역동적 거버넌스와 직결된 공공과 민간의 파트너십을 촉진하는 한편 시민참여와 애향심도 자극해야 한다. 지역발전 수단인 부존자원 활용이나 기업유치 마케팅도 유용하다. 템즈강 하구 도크랜드 개발로 금융가 시티를 보강한 런던처럼 수도권 자치단체가 연합해 한강 하구에서 새로운 발전의 거점을 마련하고 싱가포르와 조호바루처럼 북한 인력의 활용도 타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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